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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파주시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당시를 수색대원들은 생생하게 기억했다. GP 사이를 잇는 철책의 통문을 통해 수색·정찰 작전을 펼치려던 1사단 수색대대 3중대 수색대원들은 갑작스런 폭발음과 함께 새카만 연기에 휩싸였다고 했다. 전우들은 연기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적의 공격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소재 국군고양병원에서 만난 다시 수색팀장 정교성(27) 중사는 “우리는 적의 공격에 대비해 투입한다. 당시 폭발이 있었기 때문의 적에 의한 공격이라고 판단을 했다”며 “그 즉시 흩어져 은·엄폐를 한 후 경계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 중사는 “1차 폭발음이 들릴 때 순간적으로 인원들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적 포탄 낙하’라고 외친 후 통문으로 뛰어 들어갔다”며 “그냥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뛰어 들어갔다. 지뢰를 밟은 하모(21) 하사의 신체의 일부가 철책 주변에 흩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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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수색대원들은 신속한 응급조치와 환자 수송을 실시했다. 주임원사와 박 상병은 하 하사를 끌고 뒤로 포복해 안전한 둔덕으로 옮겼다. 정 중위도 김 하사의 상의를 붙들고 뒤로 포복하며 끌었다. 하 하사를 지혈하다 흥건하게 묻은 피 때문에 그의 손은 김 하사를 놓칠 뻔하기도 했다.
정 중사는 “안전한 둔덕 쪽으로 김 하사를 끌고 올랐을 때 그 자리에 하 하사가 누워 있었다”며 “그래서 김 하사에게 ‘네가 옆으로 움직일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김 하사는 ‘알겠다’며 고통을 참으며 옆으로 이동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가 일어난 당시 2차 부상을 당한 김 하사는 1차 폭발로 부상을 입고 적을 향해 적개심 섞인 외침을 내뱉던 하 하사에게 ‘정신 차려라’라며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최전방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의무병인 박 상병은 “우리 대원 모두가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지금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부대에 복귀해 당장 내일이라도 작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심정이다. 수색대대로서 맡은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겠다”고 했다.
문 소위는 “상태가 불안하다거나 이런 것보다도 지금 심정으로는 다시 그 지역으로 가서 해당 적 GP를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 밖에 없다”며 “우리 아군이 그렇게 아픔과 고통을 느끼게 한 만큼 수 만배로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다.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