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징징(李晶晶·가명) 여사는 지난해 7~8월 유럽을 다녀왔다. 리 여사는 2009년 이후 해마다 유럽에서 명품을 사들이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쇼핑 대상 국가 범위를 두바이로 넓혔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세계 소비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따마’의 파워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하면서 이른바 ‘돈 좀 있는 주부’들이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981년 중국의 도시화율은 20%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2년 들어 도시 인규비율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54%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에 따르면 연 소득 1만~6만달러(약 1010만~6060만원)인 중국 중산층 비율은 1995년에는 불과 1억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 중산층 인구가 2012년 3억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돈 여유 생긴 따마, 투자업계 큰 손으로
따마는 예전보다 살림이 윤택해지면서 ‘돈 굴리기’에 나섰다. 금은 이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금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했다.
금값 하락에 따마는 금을 대량 매수했다.금 투자업계에 따르면 따마로 추정되는 투자 세력이 지난해 4월에만 300톤 이상 금을 사들였다. 4월 한 달동안 따마가 쏟아 부은 돈만 1000억위안(약 16조3000억원) 가량이다.
따마의 투자욕은 비트코인으로 확대됐다. 비트코인은 2013년 11월에 연초대비 89배 폭등했다. 중국내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 후오비닷컴은 VIP 고객중 40%가 따마라고 전했다.
한국 부동산시장에 활기 불어넣는 따마
따마는 소비에서도 ‘큰 손’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따마의 씀씀이 규모가 20~30대 젊은 층의 8배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콩을 비롯한 유럽 등에서 왕성한 소비활동을 펼쳤다.
따마의 급부상은 우리나라 기업에도 호재다. 특히 따마가 많이 사는 화장품, 전기밥솥 기업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전기밥솥 제조업체 리홈쿠첸의 주가는 지난달 27일(1만3800원)까지 119.7% 뛰었다.설화수 브랜드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상반기에 51% 올랐다.
따마는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외국인 보유 토지 현황에서 중국인들은 한국내 토지를 712만9000㎡(약 215만평)를 보유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의 외국인 보유 토지 총량이 0.1%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국내 부동산 업계에서는 따마가 국내 토지 매입을 주도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따마, 투자 기법 서툴러 수익률 부진
따마가 소비와 실물 투자에서 ‘큰 손’으로 부상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아직 저조한 편이다. 투기성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고 위험회피(헤지) 투자를 할만큼 금융지식이 폭넓지 않기 때문이다. 따마의 80% 정도는 파생상품 등 월스트리트 은행들의 일반적인 금융상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투자 시점 선정도 기관투자자들과 비교하면 뒤떨어진다.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중국경제망은 따마가 금값 하락으로 입은 손해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3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4월 이후 금값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아 차익 실현에 실패한 것이다.
금값은 올해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따마의 금 투자 열기는 지난해보다 식었다. 이는 금 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2013년 투기 광풍이 거셌던 비트코인 투자에서도 따마는 손해를 봤다. 지난해 종가가 770.44달러였던 비트코인은 이달 1일 650.17달러로 뚝 떨어졌다. 비트코인의 상반기 하락폭이 15.6%에 달한다. 특히 비트코인의 투자 하락폭은 지난해 최고가(1147.25달러·2013년 12월4일)에 비해 43.3%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