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박 전 차관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박 전 차관은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의 인허가 청탁 로비와 함께 십수억원의 금품을 받아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박 전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이던 2005년 1월 처음 만난 뒤 2007년부터 2000만~3000만원씩 3~4차례 건네는 등 모두 1억여원을 줬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008년 1월 건설업체 사장인 브로커 이동율(60·구속)씨를 통해 아파트 구입 명목으로 10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그러나 10억여원에 대해선 이씨가 자녀의 아파트 전세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은 2007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박 전 차관으로부터 "파이시티 인허가 진척 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소환한 뒤 이 전 대표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경위와 규모, 사용처, 대가성 및 영향력 행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어 혐의가 입증되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같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8일 박 전 차관의 자금줄 의혹을 받고 있는 제이엔테크 이동조(59) 회장의 경북 포항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파이시티 관련 계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계좌로 흘러간 수상한 돈 거래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섰으며, 이 계좌가 파이시티와 박 전 차관의 연결계좌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과 함께 박 전 차관의 용산구 신계동 자택과 대구 선거사무실 등 3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한편 검찰은 박 전 차관에 청탁 전화를 받은 강 전 실장이 중국에서 귀국하는대로 이르면 이날 오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