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중국의 TV 브랜드 TCL이 서울 지하철역에 대대적인 광고에 나서며 국내 소비자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TV시장에 균열을 내고 있다.
특히 내년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삼성전자 옆에 전시부스를 설치하며 빠르게 따라잡은 기술력을 과시하겠다는 전략이다.
| 지난 2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에 설치된 중국 TCL의 광고 전광판.(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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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TCL은 지난 20일 이후 일주일 넘게 서울 지하철 영등포구청역 내 대형 전광판에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영등포구청역은 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의 환승역으로 여의도, 광화문을 오가는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중 하나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영등포구청역 이용객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4만8800명이다.
TCL은 2호선과 5호선 승강장에 모두 광고를 설치하며 본격적인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특히 환승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환승 승강장 인근에 ‘TCL TV 글로벌 NO.2 대형 TV, 현명한 선택’이라는 슬로건을 걸어 자신감을 드러냈다. TCL은 이번 광고에서 프리미엄 퀀텀닷 미니 발광 다이오(QD-Mini LED) TV와 프레임 TV를 대표 제품으로 내걸었다.
| 지난 20일 서울 지하철 영등포구청역 5호선 탑승구에 설치된 중국 TCL의 광고 전광판.(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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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은 하이센스, 샤오미와 함께 중국의 3대 TV 브랜드로 불린다. 글로벌 TV시장은 오랫동안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2강’ 체제를 굳혀왔지만 최근 균열이 생기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공격적인 가격 할인까지 펼치며 국내 업체들이 자신감을 보이던 프리미엄 TV시장마저 잠식하는 모양새다.
| 지난 22일 서울 지하철 영등포구청역 5호선 탑승구에 설치된 중국 TCL의 광고 전광판.(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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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TCL은 올해 3분기 80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3분기 점유율 19%를 차지하며 지난해 3분기 26% 대비 7%포인트 감소했다. 이어 중국 하이센스가 3위로 점유율 16.5%를 기록했는데, 2.5%포인트 차이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LG전자는 11% 점유율로 4위에 머물렀다.
중국 기업들은 과거 ‘가성비 제품’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기술로 승부를 보고 있다. TCL은 올해 초 열린 CES 2024에서 전시관 입구에 QD-미니 LED TV 6대를 이어 만든 전시물을 배치했다. 이곳에서 생생한 폭포수 영상을 상영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TCL은 내달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5에서도 삼성전자와 나란히 전시 부스를 설치해 중국의 테크 굴기를 증명할 예정이다. 이번 CES 2025에서는 QD-Mini LED TV를 비롯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스마트 프로젝터, 증강현실(AR) 안경 등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인다.
| 중국 가전업체 TCL과 하이센스 전시관이 지난해 1월 8일(현지시간) CES 2024에서 삼성전자의 전시관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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