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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간 ‘민주주의의 모험’ 출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신 교수는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통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선악 이분법적 논리와 반기득권 논리로 상대편을 공격하는 포퓰리즘 활용, 법원의 정치화 등 법치주의 아래서 민주적 규범과 정신을 파괴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적폐청산을 놓고 보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싶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며 “상대를 악마화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의 키워드는 민주주의의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정권이 교체되며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가 멈췄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비자유주의, 포퓰리즘, 정치 양극화 등 해결되지 못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봤다. 이런 탓에 신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1년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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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 같은 과정을 겪으며 일종의 모험을 하고 있다고 봤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정치체제가 아니고 불변의 이데올로기도 아닌 탓에 수많은 장애물과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게 신 교수의 지론이다.
신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회의론 내지 비판적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고 일부 공감하기도 한다”면서도 “민주주의는 꾸준한 모험을 하며 발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패한 사례에서 교훈을 얻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나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 한국 민주주의를 위기나 부패로 칭한 것보다 낙관적인 관점이다. 그는 “민주주의에 쇠퇴나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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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의 사회·문화·경제 측면에서도 민족주의와 집단주의 진영의 논리가 지나치게 강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한국은 단일민족의식을 강조했으나 현재는 문화적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다. 그 바탕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게 신 교수의 생각이다. “고령화와 저조한 출산율 등 한국의 인구학적 위기를 극복하려면 이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다른 인종과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문화적 토양 없이는 어렵고 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러한 생각과 고민을 새로 출간한 ‘민주주의의 모험’에서 자세히 다뤘다. 신 교수가 한국어로 쓴 두 번째 책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 월간지에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현재 시점에 맞춰 큰 폭 수정해 책을 냈다. ‘역사의 종말’이라는 책으로 알려진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와의 대담도 책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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