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첫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

개발사업 인허가 알선 대가로 77억원 등 챙긴 혐의
김인섭 측 "알선 아냐…정바울과 동업해 적법한 관여"
"이재명 선거 도운 건 맞지만 '성남시 비선실세'는 아냐"
  • 등록 2023-06-13 오후 3:43:41

    수정 2023-06-13 오후 3:43:41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백현동 개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대표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김 전 대표의 변호인은 “아시아디벨로퍼 회장과 동업하는 관계에서 백현동 사업에 적법하게 관여했을 뿐 알선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동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법한 범위 내에서 의견을 개진했고 성남시 공무를 침해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의 교류관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변호인은 “당원으로서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도운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검찰이 공소사실에 기재한 것처럼 선거운동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거나 이 대표, 정 전 실장과 정치적 교분을 형성해 성남시 비선 실세로 통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에게 구체적으로 부지 용도 변경이나 주거비율 확대 등 백현동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청탁했단 점은 사실과 다르다”며 “실제 인허가 과정에서 의심되는 특혜가 부여된 사정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알선 등을 대가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정 대표로부터 약 77억원의 현금과 5억원 상당 함바식당 사업권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성남시 백현동에 위치했던 한국식품연구원 건물이 지방으로 이전되면서 11만 1265㎡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됐다. 당초 해당 부지의 용도는 ‘자연녹지’였는데, 성남시가 이를 4단계 상향해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면서 민간 사업자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아시아디벨로퍼는 3185억원의 분양이익을, 정 대표는 7000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 담당 공무원 등에게 청탁해 용도 변경을 성사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 대표의 선대본부장을 맡았으며, 백현동 개발사업이 추진되던 2014년 4월∼2015년 3월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115차례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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