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4)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려다 국회 경호원의 과잉 경호로 부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 전날 이용수 할머니가 펠로시 의장을 만나기 위해 국회 사랑재에서 대기하던 중 휠체어에서 떨어져 국회 경호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사진=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회부 추진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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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현장에 있던 국회사무처 경호기획관실 직원들에 대해 폭행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이 할머니는 펠로시 의장을 만나기 위해 국회 사랑재에서 대기하던 중 경호원들에게 동선에서 조금 이동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경호원들이 할머니가 탄 휠체어를 끌어 움직이면서 할머니가 바닥으로 떨어져 실랑이가 벌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회부 추진위원회는 “할머니가 가지 않겠다고 저항하자 경호원들이 땅바닥에 넘어진 할머니 양발을 잡고 질질 끄는 등 실랑이를 벌이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며 “이 과정에서 양쪽 손바닥을 긁히고 심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경호기획관실은 “사전 약속 없는 면담 시도는 외교적 의전 결례로, 행사장 출입이 허가되지 않은 인원은 원칙상 통제된다”며 “행사장 동선을 무단 점거한 이용수 할머니를 의전 및 경호상의 이유로 행사장 밖으로 안내하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히 증거자료 확보해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신중히 수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