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궁금해]백신 접종자는 변이 바이러스에 괜찮을까

바이러스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 목표하나 변이 발생
바이러스 변이는 자연 현상···변이 백신 연구는 진행중
수용체와 결합력 강해져 감염력과 전파력 높여
기존 백신도 델타 변이 등 예방 효과는 있어
  • 등록 2021-07-01 오전 11:37:00

    수정 2021-07-01 오후 9:03:32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최근 경기도 어학원 강사발 집단감염 사례에서 델타 변이(인도) 바이러스가 확인되면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데 백신 접종자는 안전할까.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가 나와도 개발된 백신을 접종받고, 정부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학적으로 변이는 바이러스의 자연적인 현상이다. 바이러스는 숙주의존도가 높아 숙주 세포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자손 바이러스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변이가 발생한다. 생존하기 위해 숙주세포의 면역시스템을 피해야 하고, 숙주세포와 결합력을 높여 감염을 잘 시키도록 진화해야 하는 셈이다.

경기도 어학원 강사발 집단감염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바이러스는 숙주세포 결합, 복제, 방출 3단계를 거쳐 자손 바이러스를 만든다. 변이는 숙주세포의 복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복제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중나선구조의 DNA를 유전물질로 가진 바이러스는 복제 과정에서 변이를 교정할 장치가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단일가닥 구조의 RNA를 유전물질로 가진 바이러스는 장치가 없어 변이가 많이 발생한다.

변이가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쌓여 구조나 모양을 바꿀수록 백신 접종으로 유도된 사람의 항체나 항체치료제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단단히 붙지 못해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효능을 줄인다.

영국, 남아공, 인도 등에서 유행하는 변이바이러스들도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발생했다. 숙주세포의 결합 부위가 달라지면서 수용체 결합력이 강해져 바이러스 감염력과 전파력을 높인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보다 약 3배, 알파 변이(영국) 바이러스는 약 2배 높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델타바이러스가 전 세계 코로나19 변이 가운데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제약사에서도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mRNA 코로나19 백신 플랫폼을 확보한 화이자, 모더나는 델타·알파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실험실 수준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모든 인류가 동시에 집단면역을 갖지 않는다면 변이바이러스는 계속 발생할 수 있다. 기존 백신은 접종받는 것이 접종을 받지 않는 것보다 변이바이러스 예방효과가 더 좋다. 최근 연구자료에 의하면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나타냈다.

스코틀랜드 공중보건국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약 80%,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0% 정도 델타 변이에 예방효과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영국 공중보건국도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회 접종하면 90% 이상 델타변이에 따른 입원률과 중증도 위험률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존 백신들은 숙주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이 이 부분에서 변이가 많이 발생해 백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예상하고, 후속 백신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번 편은 윤선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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