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내복 아이’ 발견…“계란 못 삶는다고 얼굴 때렸어요”

  • 등록 2021-01-27 오전 10:41:40

    수정 2021-01-27 오전 10:41:4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지난달 서울 강북구에서 내복 차림의 어린아이가 거리를 헤매다 발견돼 경찰이 친모에 대한 수사에 나선 가운데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 23일 오후 11시께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에서 패딩 안에 내복만 입은 아이가 거리를 헤매다 발견돼 경찰이 친모와 친모 동거남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아이는 친모의 동거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지난 26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패딩 안에 내복만 입고 밤거리를 배회하던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아동 학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오후 11시께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의 한 편의점 앞을 A양(11)이 30분 가까이 서성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이의 신병을 확보했다.

마주친 여성이 도와주겠다고 하자 A양은 음료수가 먹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엄마의 전화번호나 집 주소를 물었지만,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눈 밑에 상처가 있던 A양은 어디서 다쳤냐는 경찰 질문에 “계란을 제대로 삶지 않았다며 집에 있던 아저씨가 얼굴을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A양 엄마의 동거남인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집에 돌아가기를 거부해 곧바로 학대피해 쉼터로 보내졌다. 베트남 출신인 아이 엄마는 소식을 들은 뒤 담담하게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아이를 보호자와 즉시 분리했다”며 “A양의 부모를 불러 조사한 뒤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월11일 오후 7시30분께 서울 강북구 주택가에서 6살 여아가 내복 차림으로 길을 헤매다 발견됐다. 아이 엄마는 아이를 혼냈더니 스스로 집을 나갔다고 주장했다. (사진=SBS 뉴스화면 캡처)
앞서 지난 1월11일 서울 강북구 주택가에서 6살 여자아이가 내복 차림으로 거리를 떠돌다 발견됐다.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엄마가 음식을 먹었다고 집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고 진술했지만, 20대 친모는 아이가 잘못해서 혼을 냈더니 스스로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친모는 일을 하며 아이를 홀로 키워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이가 추운 날 밖에 나와 있던 만큼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친모와 분리 조치한 뒤 아동보호시설로 입소시켰다. 경찰은 친모가 아이를 정서적·신체적으로 학대했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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