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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4일 오전 인천공항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은 여행을 떠나기 전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로 때아닌 장사진을 이뤘다. 줄을 선 사람들 상당수는 예상보다 대기 행렬이 길자 혹여 출발시각을 놓지지 않을까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는 등 초조한 모습도 보였다.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은 투표소 앞에서 셀프 카메라로 ‘인증샷’을 찍는 등 즐거운 표정이었다. 3층 F체크인 카운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앞에서 E체크인 카운터까지 투표 행렬이 100m 이상 늘어서자 공항 직원들은 시민들을 세 줄로 나눠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맨 뒷쪽에서는 최대 1시간 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자 “탑승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차례를 바꿔줄 것으로 요구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공항 관계자는 “투표를 마치고 탑승 시간이 촉박한 경우 출국장에 있는 직원에게 부탁하면 수속을 더 신속하게 하게끔 지원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를 마치고 떠날 수 있단 생각에 시민들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약혼녀와 대만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던 신상규(43)씨는 “스케줄에 맞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매번 선거 때마다 사전투표를 해왔다”면서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공항에 일찍 도착했는데 이제껏 했던 사전투표 중에 가장 줄이 긴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불평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 예정인 김모(47)씨는 “투표하려는 사람이 많은 건 좋은 현상이긴 한데 줄이 너무 길면 어떤 조치라도 취해야 하지 않느냐”며 “무작정 기다리다 되레 투표하려던 사람들도 그냥 가버릴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여행객 말고도 공항과 세관 직원 등도 투표에 참여했다.
밤새 근무 뒤 퇴근길이라는 세관 직원 임모(34)씨는 “줄이 너무 길어 투표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면서도 “지금껏 선거일은 휴무라고 생각해 투표는 제쳐두고 놀러가곤 했었지만 이번에는 탄핵 이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권리를 위해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전 11시 기준 인천공항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289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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