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기부양책, 국내증시 트리거로 작용할까

과거 대규모 추경예산 편성시 코스피 크게 올라
기대 수준에 미흡..성장률 하향이 더 부담 지적도
미디어, 제약·바이오, 내수소비 등 수혜주 찾기도
  • 등록 2013-03-28 오후 3:44:23

    수정 2013-03-28 오후 3:44:23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정부가 올해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를 상승장으로 이끄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조경제와 부동산 대책이 중점적으로 담기면서 벌써부터 수혜주 찾기도 분주하다.

다만 이미 예고된 추경예산 외에 뚜렷하게 눈에 띄는 부양책이 없어 실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28일 올 상반기중 재정을 60%이상 집행하고, 추경예산을 편성해 민생안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투자 활성화 대책을 비롯해 창조산업 육성 방안, 저소득층의 출산 장려 세제 도입 등도 담겼다. 다만 국내외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3.0%에서 2.3%로 하향조정했다.

증권가에선 정부의 대책이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대규모 추경예산 편성 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한 1998년과 2001년, 2003년, 2005년, 2009년에는 코스피의 연간 수익률이 평균 44%에 달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가 경기부양을 강조를 통해 경기회복에 대한 모티브를 준다는 의미에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이라며 “당장 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경제가 꾸준히 회복되는 형태로 진행된다면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경이 편성되더라도 집행되는 시기는 빨라야 3분기”라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경을 시작으로 금리인하 혹은 또다른 경기부양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 연구원은 “정부가 성장률을 낮추고 추경 카드를 꺼낸 이유는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인식에 따른 것”이라며 “재정과 통화정책을 동원해 경기회복을 지원하겠다는 액션이 더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 수준에 비해 부양책이 좀 실망스럽다”면서 “시장에서 앞서 반영된 측면이 있어 오히려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가 오르더라도 업종별 차별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혜업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센터장은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자동차, IT, 화학 등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창조경제에서 IT, 방송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수혜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부에서 가장 큰 수혜업종은 미디어와 제약·바이오”라며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결국은 미디어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결국 지수를 끌고가는 힘은 기업들의 실적인 만큼 기대감에 근거한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 연구원은 “추경 편성으로 내수소비 업종에 수혜가 예상된다”면서도 “내수가 크게 위축돼 있어 소비층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패션과 미디어, 오락, 백화점 등 일부 섹터에 선별적으로 수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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