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2원이 마지노선..재계 "손해보고 수출할 판"

`달러-원 환율, 손익분기점 아슬아슬`
무역협회 "대응방안 마련 착수해야"
  • 등록 2011-04-04 오후 4:01:03

    수정 2011-04-04 오후 4:06:29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달러-원 환율이 연일 급락하면서 재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부품 조달 차질, 중동 위기, 원자재가 급등과 맞물려 한국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지 염려하는 모습이다.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달러값이 조금만 더 떨어지면 손해보고 수출해야할 판"이라며 "가뜩이나 외부 요인이 들쭉날쭉이라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할 지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 달러값 연일 급락..`손익분기점 아슬아슬`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작년말 주요 수출기업 880여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출기업들은 적정 달러-원 환율로 1151원을 꼽았다. 사업계획상의 환율은 1122원, 손익분기점 환율로 1082원을 제시했다.

현재 달러-원 환율은 기업들이 예측한 손익분기점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4일에도 달러값은 급락,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장중 한때는 1084원까지 추락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1084원만 돼도 `수출 포기`를 검토할 것이란 게 무역협회의 판단이다. 대기업은 1067.9원까지 버틸 수 있다고 밝힌 반면 중소기업은 1084.5원을 밑돌면 손해를 보게 되고, 수출 포기를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

이승준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환율 하락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과 유럽 재정위험에 대한 우려 완화, 중국 위안화 절상 등의 요인 때문"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수출 채산성 악화, 수출 포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만간 1080원이 붕괴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4일 이데일리가 외환시장 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주(4~8일) 달러-원 환율 예상범위는 1075.1~1096.3원으로 나타났다. 최저점 1075원이 현실화되면 수출기업들의 수출 전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 "대응 절차 마련 착수해야" 이구동성 

대기업들은 환율 예상선을 낮추고 결제통화를 다변화하는 등 대책 절차 마련에 착수했다. 이미 인건비, 자재비 등 원가 절감을 추진 중인 곳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차(005380), 기아차는 저환율에서도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갖추기 위해 구매와 연구개발, 생산, 판매, 애프터 서비스 등 전 과정의 시스템을 새롭게 하는 TCI(Technical Cost Innovation) 활동을 전개 중이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이미 예상 환율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헤지 전략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만큼 이 기업들이 환율로 인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은 환율 대응은 물론, 원가 절감 노력, 결제 통화 다변화 등을 전혀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환율 대책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가격을 올려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환율 뿐만이 아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부품 조달 차질, 중동 및 북아프리카 정정 불안에 따른 수출 감소 가능성 등도 우려 요인이다.   한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는 "몇해 전 키코(KIKO) 등으로 골치를 썪은 바 있어 경영진들이 환헷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유지하길 바랄뿐 뚜렷한 대응책은 없다"고 말했다.  

한선희 코트라 통상조사처장은 "거듭되는 악재는 조만간 세계 경제 회복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와 신흥시장 수출 확대, 일본산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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