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개도국, 고성장의 그늘…"높은 청년 실업률이 시한폭탄"

中·인도 등 고성장 해왔지만 청년 실업률 두자릿수
"中 빼곤 개도국 탈피 시급…막대한 비용 치를수도"
방글라선 이미 반정부 시위…인도서도 모디 권력 약화
"고부가가치 전환 점점 어려워져…中·선진국과 경쟁"
  • 등록 2024-08-28 오후 2:00:19

    수정 2024-08-28 오후 2:00: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청년(15~24세) 실업률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해 8월 1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취업 준비생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6.5%의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엔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2020년 16.4%, 2021년 16.6%, 2022년 15.9%, 2023년 15.7% 등 최근 몇 년 동안 1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 1·2위 인구대국인 인도와 중국 역시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각각 15.8%, 15.7%를 기록했다. 전체 인구 수와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 비율 모두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외 인도네시아(13.9%)와 말레이시아(12.5%)에서도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이들 5개 국가는 모두 인구가 많고 고성장을 지속해 온 아시아 개발도상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ILO에 따르면 전 세계 청년 실업자 수는 6500만명이다. 5개 국가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15~24세 청년층은 3000만명으로 거의 절반(46%)에 이른다.

고용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즉 안정적 혹은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자동화 및 기계화가 확산하는 것이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졸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개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디자인, 마케팅, 기술, 금융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도의 경우 25세 미만 대졸자의 40% 이상이 실업 상태다. 문해력만 있고 초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같은 연령대의 실업률은 11%에 불과하다.

방글라데시 역시 대졸자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3배에 달한다. 국가 경제가 여전히 섬유·의류 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 중장비, 반도체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더 높은 급여를 받는 일자리가 창출돼야 하는데 실현되지 않았다. 지난 10년 간 의류 수출은 두 배로 늘었지만, 일자리 증가는 커녕 기계가 인력을 대체하는 경우가 늘었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대부분의 일자리가 불안정해 20대 후반까지 구직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남아시아에서 25~29세 취업자의 71%가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임시직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년 전 77%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개도국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물론 청년 실업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WSJ은 “광범위한 제조업 기반을 둔 중국을 제외하면, 청년 실업률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속히 개도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례로 방글라데시에선 지난달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발발했다. 15년 이상 총리로 일했던 셰이크 하시나는 사임 후 체포됐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올해 총선에서 3연임에는 성공했으나, 그가 속한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정을 꾸리게 됐다. 야권과 권력을 나눠 갖게 된 것이다.

중국도 지난해 6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하자 지표 공개를 중단했다. 대외 비판 및 내부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후 같은 해 12월부터는 학생을 구직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발표를 재개했다.

신문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려 해도 이제는 선진국들이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되돌리려는 흐름 속에 초고효율을 추구하는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며 “또한 앞으로는 기계뿐 아니라 인공지능(AI)도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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