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는 면역체계가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최근 국내 유병률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약 1만에서 2.5만 명 정도가 루푸스를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15~45세 여성에게 발생하며, 여성이 남성보다 약 9배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루푸스의 가장 흔한 형태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다. 이유 없이 피로와 발열이 나타나며, 관절 부기와 통증, 양 볼에 나비 모양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 심장, 폐, 뇌 등 다양한 신체 기관에 손상을 주면 신부전,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병, 폐렴 등 호흡기 합병증, 빈혈 · 백혈구 · 혈소판 감소증,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하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루푸스 환자의 약 50%가 루푸스 신염 등 신장 관련 합병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푸스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호르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임신, 출산, 폐경 등 호르몬 변화가 있는 시기에 루푸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었을 때,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등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 특정 약물에 노출되었을 때 루푸스가 발병 또는 악화될 수 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장관의 미생물 불균형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루푸스 치료는 환자의 증상, 질병 심각도, 영향을 받은 장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주로 대증적 치료와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를 적용한다. 약물치료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항말라리아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 다양한 약물 치료가 있으며, 최근 JAK 억제제, 인터페론 항체 등 새로운 치료제도 사용되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성수 교수는 “루푸스를 가진 여성이 임신을 하면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신 전 상담과 계획, 정기적인 모니터링, 약물 관리 등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충분히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수 교수는 “루푸스는 현재로서 완치는 어려우나,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의 최근 5년 생존율은 약 90~95%에 달한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고 치료 반응도 다르므로, 환자와 의사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