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AZ백신 강요 논란.."거부하면 인사 불이익, 누가 모르나"

  • 등록 2021-04-27 오후 12:00:30

    수정 2021-04-27 오후 12:00:3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 26일부터 경찰관과 소방관 등 사회 필수 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강요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관에게 백신 강제로 맞으라고 압박하는 동대문 경찰서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동대문경찰서장은 직원들에게 “희망자만 맞으라고 하니까 직원들이 그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한다”며 “우리 동대문서는 전 직원이 맞도록 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배포했다.

동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이 문서를 공개하며 “전국 모든 경찰서장이 관서장을 압박하고 전화 돌려서 백신 맞으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며 “경찰서장이 파출소장, 지구대장 등 지역 관서장과 팀장들을 압박하고 권고하는 건 ‘너 백신 안 맞으면 고과로 불이익 줄 테니 그냥 맞아’라는 말과 똑같은 뜻인 걸 누가 모르나”고 비판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이에 대해 동대문서 관계자는 뉴시스를 통해 “해당 문서는 동대문서 관할 지구대, 파출소장들에게 내려진 전달사항일 뿐 공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저질환이 있거나 백신 공포감이 있는 경찰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단서조항도 분명히 포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방역당국은 방역 당국은 경찰·해양경찰·소방 등 사회필수 인력의 예방접종 시기를 당초 6월에서 이달 말로 앞당겼다.

경찰은 전날부터 내달 8일까지 AZ 백신 접종을 진행하며, 대상 경찰관은 12만970명이다.

다만 앞서 혈전과 같은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접종 대상자나 주변에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김창룡 경찰청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AZ 백신을 먼저 접종했다. 또 일선 경찰서장들도 접종을 받는 등 서두르는 분위기다.

방역당국은 여러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30세 이상 인력만 26일부터 접종하도록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도 접종 시기나 장소를 분산하고 접종 후 충분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AZ 백신을 접종한 30대 경찰관이 손과 발이 저린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지난 21일 A(36) 경장이 손과 발이 저리고, 발과 다리가 붓는 증상을 호소해 입원했다고 밝혔다.

A 경장은 경찰서 유치장 관리 업무를 맡는 수용시설 관계자로,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분류돼 지난 12일 AZ 백신을 접종했다. 이후 잠시 구토와 발열 증세를 보였고, 지난 23일부터 손발 저림 증상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보건 당국은 27일 추가 검사를 진행해 A 경장의 증세가 백신 접종과 연관 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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