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를 돈주고 사나!''…1000억대 갑부 데릴사위 비난 빗발

''조건 결혼'' 이혼율 증가에 부채질, 네티즌 성토 이어져
  • 등록 2007-06-12 오후 9:59:20

    수정 2007-06-12 오후 9:59:20

[노컷뉴스 제공] 최근 1000억원대 부잣집 딸의 데릴사윗감을 구한다는 한 결혼정보업체 기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강남에 땅과 건물을 소유한 1000억원대 재산가인 60대 후반의 한 아버지가 최근 노처녀인 딸에 대한 공개구혼을 결혼정보회사에 의뢰하면서 발단이 됐다.

공개구혼의 주인공은 38세의 여성으로 개인 재산만 20억원에 달하고, 미국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쳐 현재는 국내 예술분야 전문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재원이다.

데릴사윗감의 조건은 까다롭다. 이번 공개구혼 프로젝트를 맡은 업체인 ㈜좋은 사람 선우의 이웅진 사장은 "배우자감의 조건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똑똑하고 착한 남자'다"며 "하지만 차남이어야 하고 여성의 경제력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여성에 준하는 전문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업체 측은 "이 여성은 가입비가 300만원인 최고등급회원으로 가입을 했지만 회사 측이 이 여성을 위해 쓰는 돈은 가입비보다 훨씬 많다"며 "공개 광고를 한 것은 최상의 상대를 찾아주고 싶은 '직업정신'으로 이해해 달라"고 주장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같은 공개구혼 공고와 함께 보도가 나가자 신청자들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바람직한 결혼 및 가족문화를 제시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며 '한국결혼문화연구소'까지 운영하고 있는 ㈜좋은 사람 선우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인터넷 아이디 icaruss336는 "업체가 이런 식으로 꾸준히 광고하는 것 같다"며 "결혼정보업체가 사회의 어두운 곳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디 baby8642는 "돈으로 사람을 사는 것인가, 아니면 돈 많다고 자랑하는 것이냐"며 "돈으로 사람을 사느니 불쌍한 사람들부터 도와줘라"며 비판했다. 아이디 g670312도 "선우가 사람잡는다"며 "결혼정보업체가 (커플 연결해주고)수수료 챙기는 대부업체냐"고 성토했다.

사회가 투명해지고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적극 실천해야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결혼정보회사까지 물질주의적인 결혼문화를 타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에 편승해 '1000억원대 갑부의 데릴사위'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추부길 소장은 "한마디로 넌센스다. 돈으로 사람을 사는 결혼이 가능하겠냐"며 "조건을 건 만남은 정상적인 결혼과정을 통해 부부관계가 유지될 수 없고 평생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결혼정보업체 시장규모가 700억원대로 커져있지만, 일부 기업형 결혼정보업체들이 '맞선'이라는 중매개념을 물질적인 '조건 결혼'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결혼정보업체의 대중화에도 불구하고, 결혼 매개체 역할 본연에서 벗어나 명문가나 수십억에서 수백억대 자산가, 유망 전문직종을 중심 타깃으로 한 'VIP 회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서민들에게 사회적 박탈감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추부길 소장은 "이같은 결혼정보업체들의 터무니없는 마케팅은 업체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행위겠지만 서민들에게 사회적 박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소장은 또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를 동물 짝짓기 하듯 연결해주는 결혼정보업체들의 비도덕적 상행위를 반성해야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는 이같은 '조건 결혼'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랑을 기초로 한 가정이 아니기 때문에 '조건'이 깨지면 자연스럽게 이혼절차를 밟는다는 이야기다.

결혼정보업체들의 이같은 반사회적 상행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뜨겁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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