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코인업계가 수년간 기다려왔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라는 역사적 소식에도 주식시장의 관련주들은 줄줄이 미끄러지고 있다. 특히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혔던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 주가는 새해 들어 20% 가까이 급락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월가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코인베이스(COIN)에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이 공존하는 이슈라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인베이스 주가는 전일대비 6.7% 하락한 141.1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지난해 400% 가까운 급등세를 기록했다. 4분기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187달러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 선반영 인식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코인베이스는 2012년 설립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기업으로 12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수익원은 거래 수수료다.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심사 과정에서 주목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ETF 운용사의 시장 조작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거래 활동, 고객 신원 등에 대한 정보를 비트코인 현물 거래소와 공유하도록 하는 ‘감시공유계약’ 체결을 운용사들에 요구했고, 블랙록을 비롯한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계약 상대로 코인베이스를 지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ETF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코인베이스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웨드부시의 모셰 카트리 애널리스트는 이날 코인베이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110달러에서 180달러로 64% 상향 조정하면서 “ETF 시장 내 관리자 역할에 따른 보관 및 관리 수수료 혜택뿐 아니라 ETF 승인으로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플랫폼 이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재평가, 신뢰도 확대 등으로 거래 기반이 더 확장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현재 10%를 밑돌고 있는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또 “당장만 해도 지난 4분기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 확대로 거래가 증가한 만큼 실적 호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의 케네스 워딩톤은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을 함께 지목했다. 그는 “이번에 승인된 11개 펀드 중 8개 펀드가 코인베이스를 ETF 관리인으로 지정했다는 점에서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물 ETF가 코인베이스의 경쟁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플랫폼 거래량 감소 및 수수료 인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직접투자보다는 ETF를 통한 간접투자 가능성, 낮은 ETF 수수료에 따른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월가에서 코인베이스에 대해 가장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미즈호의 댄 돌레브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코인베이스 주가 측면에서 매우 불쾌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 댄 돌레브는 “보관 수수료 혜택(1~2%)과 ETF를 위한 거래 증가 등을 다 고려해도 5~10% 수준의 혜택으로 제한될 것”이라며 “반면 마진이 높은 비트코인 현물 거래가 큰 폭으로 잠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 효과가 해소되면 비즈니스 펀더멘털 약화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댄 돌레브는 코인베이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54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월가에서 코인베이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27명으로 이 중 8명(30%)만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중립’이다. 평균 목표주가는 119.9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15%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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