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 맞은 은행권, 상생금융 시즌2 막 올랐다

하나은행 스타트, 소상공인에 1000억 금융지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계열사 CEO 긴급 소집…"조만간 상생금융 지원안 발표"
KB국민·신한도 검토 중
  • 등록 2023-11-03 오후 12:54:18

    수정 2023-11-03 오후 2:00:48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갑질’ ‘독과점’ 등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을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내자, 은행들이 또다시 곳간을 풀었다. 하나은행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3일 하나은행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대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개인 사업자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이자 캐시백 △서민금융 공급 확대 △에너지 생활비·통신비 지원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을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측은 “작년부터 하나금융그룹이 실시해온 취약계층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금융 지원에 더해 추가적으로 가동하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이라며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은행 소상공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 세부 내역


구체적으로는 12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으로 원금·이자 상환을 유예해온 2500여명 고객에게 6개월간 전월 납부한 이자를 매달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실시해 약 40억원을 지원한다. 현재 하나은행은 지난 9월 만기 연장·상환 유예 지원 조치가 종료된 뒤에도 약 1500억원의 대출에 대해 자체 연장 조치 중이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 2만1000명에게는 약 210억언 규모로, 중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금융 대출 상품(희망플러스 보증부대출)을 이용 중인 고객 3만2000명을 대상으론 약 115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해준다.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로 신규 대추을 받은 고객 약 6만명에게는 약 300억원의 이자 캐시백을 실시한다.

또 하나은행은 서민금융상품 이용자, 고금리 취약 차주 등 은행이 선정한 금융 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0만원(약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신규 가맹점 소상공인 고객에게 1인당 5만원(약 20억원)의 통신비를 지원하며, 매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일부 개인 사업자 대출 이용 고객에게는 1인당 50만원(약 15억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원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서민금융 확대 등 내실 있고 촘촘한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님들의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해 계열사별로 금융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우리은행은 향후 소상공인, 자영업자, 미래 세대(청년) 등으로 나눠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KB금융지주도 “상생금융 방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신한은행 역시 상생금융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북카페에서 열린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한국의 은행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선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소상공인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은행권에선 이를 소상공인 등의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라는 시그널로 해석했다. 올 초에도 윤 대통령이 ‘이자 장사’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은행권을 비판하자 5대 은행 등 금융사들이 수천억원대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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