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수그러들었지만…무·배추값은 아직 ‘고공행진’

17일 도매가 기준 평년비 1.7배…과일 가격도 부담
8월 국지성 호우 여파 무 작황 호전…배추는 악화
농식품부 “배추 비축물량 방출 확대로 가격 억제”
  • 등록 2018-08-20 오전 11:29:00

    수정 2018-08-20 오전 11:29:00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1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폭염은 한풀 수그러들었지만 강원 지역 고랭지밭의 폭염 피해로 무·배추값은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무는 작황이 나아졌으나 배추 작황이 나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지난 17일 주요농산물 일일도매가격을 보면 배추는 포기당 6137원, 무는 개당 2253원으로 평년(최근 5년 평균)보다 각각 74.4%, 73.4% 높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배추는 2.3배, 무는 1.5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 7월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나빠진 작황의 여파다. 이 기간 태백·정선·강릉 지역의 평균 최고기온은 32.5℃로 평년보다 4.5℃ 높았다. 강수량도 15㎜로 평년(117㎜)의 8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에 배추는 무름병과 칼슘결핍(꿀통현상) 장애가 생겼고 무는 뿌리 생장 불량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폭염 대응 과정에서 영농비도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배추다. 8월6일 이후 강원 지역에선 폭염이 수그러들고 국지성 호우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무 뿌리 생장은 호전됐다. 이달 들어선 수급 여건 개선과 함께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배추는 고온다습한 상황에서의 무름병 등 장애가 확산하며 수급 여건이 더 나빠졌다. 농식품부는 8월 출하 예정지역의 작황 악화로 이달 말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8월 하순 조기출하 물량을 기존 하루 100t 수준에서 150t으로 확대키로 했다. 20일 중앙주산지협의회를 열어 산지 유통인 조기 출하 참여도 유도한다. 또 오는 23일부터는 농협 매장에서 시중가보다 40~50% 낮은 가격에 할인 판매도 한다.

또 양파 등 평년보다 낮은 가격(1㎏ 도매가 749원·평년비 24.4%↓)의 대체소비 확대 운동도 펼친다. 오는 24~31일엔 유통업체를 통한 양파 겉절이 시식행사도 연다.

특히 김장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예비묘 20만주를 추가 확보하고 공급 기간도 8월 말에서 9월 말까지로 연장한다.

폭염 피해 누적 여파로 추석 성수기간(9월 10~21일) 물가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건고추(화건)와 양배추, 시금치 등도 평년보다 1.5~3배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야채류 외에 수박이나 포도, 복숭아, 사과 같은 여름 과일도 평년의 1.5배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그러나 태풍 같은 추가 기상재해가 없는 한 사과나 배의 추석 무렵 공급량은 평년 수요량보다 오히려 5000~6000t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축산물 역시 폭염으로 지난 16일까지 닭 532만마리, 돼지 2만2000마리 등 폐사 피해가 있었으나 오히려 전체 공급량은 평소보다 많아 현 가격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달 31일까지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대책을 수립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기상 악화에 대비해 상시 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추석 2주 전부터 성수품 특별 공급을 늘려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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