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영 '부실시공' 바로잡겠다…영업정지도 검토"

부영, 고질적 부실시공 논란으로 '도마'
"선분양제 제도 개선 위해 국토부에 건의"
  • 등록 2017-07-31 오후 12:23:30

    수정 2017-08-01 오전 9:22:45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18일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애듀밸리사랑으로부영’을 방문해 폭우 후 누수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부실 시공 논란을 빚고 있는 화성 동탄2신도시 부영아파트 시공사인 ㈜부영주택에 대해 영업정지와 벌점 부과 등 모든 제재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아파트를 비롯해 최근 부영이 분양한 아파트 단지에서 하자가 계속 발생하며 주거 안전까지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남 지사는 3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파트 부실시공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그 첫 번째 적용 대상으로 부영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반년간 동탄2신도시 부영아파트의 품질 검수를 세 차례 진행했다”며 “문제는 점검을 거듭할수록 새로운 하자가 발견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 지사는 “부영은 이 문제를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하자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역지자체장이 부실시공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통해 특정 기업체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 보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경기도와 주택 업계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 A23블록에 들어선 ‘동탄 에듀밸리 사랑으로부영’은 입주가 완료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갖은 하자로 입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경기도가 품질 검수로 찾아낸 하자만 211건. 이 중 201건은 시정 조치됐지만 최근 화성에 쏟아진 폭우로 단지 뒤편의 옹벽 난간이 떨어져 나갔고 지하주차장 천장에선 빗물이 샜다. 남 지사는 “해당 난간 펜스가 떨어진 곳 아래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차량들이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곳”이라며 “만약 옹벽이 붕괴됐다면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도 부영은 ‘한두 개 떨어진 것에 불과하다’라는 답변만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입주민들로서는 하루하루가 고통의 나날이다. 거주자 A씨는 “입주한지 5개월이 지났는데 공사판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라며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분양받은 내 집이 전쟁터가 됐다”고 토로했다.

경기도는 시공사 부영과 동탄 에듀밸리 사랑으로부영 아파트 감리자에 대해 영업정지와 부실 벌점 부과 등 모든 방안을 동원해 경기도 내 부영아파트의 하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백원국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건설산업기본법과 주택법에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영업정지와 벌점 등을 내릴 수 있는 근거조항이 있다”며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입주를 끝냈지만 여전히 ‘동탄 에듀밸리 사랑으로부영’ 아파트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아울러 경기도는 동탄 에듀밸리 사랑으로부영 이외에도 부영이 경기지역에서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 10곳에 대해서도 경기도 기동안전점검단, 민간품질검수 전문가, 해당 시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점검 결과를 국토교통부와 다른 시·도와 공유하기로 했다.

부실시공 업체의 선분양을 막는 제도 개선 작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경기도는 부실시공 업체는 선분양할 수 없도록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남 지사는 “선분양은 성실시공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부실시공은 잘못된 관행이 아니라 그 자체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부영의 부실공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얼마 전 입주를 마친 동탄2신도시 ‘동탄2신도시청계숲사랑으로부영’(A31블록) 역시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시멘트가 가루로 변해 으스러지고 장맛비가 내린 후에는 벽이 물기를 머금어 누수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현재 단지 내 마련된 하자 접수실 벽면은 입주자들이 작성한 하자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화성 향남신도시에 들어선 부영아파트도 비가 올 때마다 지하주차장에 물이 고여 입주민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부영11단지 거주자 B씨는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새서 물천지가 되고 곰팡이가 껴서 악취도 심하다”며 “관리사무실에 항의를 해보지만 나아지는 건 없어 이제는 살다가 빨리 나가는 게 답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포항시 원동 부영사랑으로5차도 입주 한 달여만에 여름 아파트 배선문제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15시간 넘게 이어지며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남 지사는 “지금까지 발생한 하자를 정상적으로 처리하고 앞으로 건설 현장에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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