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스왑시장에 활짝 웃음꽃이 폈다. 23일 금리스왑(IRS) 시장에서는 총 거래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오랜만에 활발하게 움직였다. 일일 스왑거래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3월19일 이후 넉 달만이다. 국내은행, 외국계은행, 투신 모두 호가제시에 바빴고 그간 거래를 자제했던 곳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장초 하락세를 나타냈던 스왑레이트는 오후 국채선물 급락으로 큰 폭 상승했다. 현물이나 선물시장과 마찬가지로 스왑레이트 변화 또한 `드라마틱`했다.
이날 IRS 1년물은 전일보다 17bp 오른 5.17%(offer, bid의 중간 값으로 산업은행 호가 기준), 2년물은 26bp 높은 5.42%, 3년물은 27bp 높은 5.61%, 5년물은 27bp 높은 6.05%, 7년물은 28bp 높은 6.34% 를 기록했다.
통화스왑(CRS) 2년물은 전날보다 25bp 높은 5.04%, 3년물은 26bp 높은 5.24%, 5년물은 28bp 높은 5.69%로 마쳤다. 이날도 5년물 통화스왑 거래가 있었다.
스왑레이트 급등으로 본드-스왑 스프레드도 크게 벌어졌고 3년물의 경우 플러스 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있다. 3년 스프레드는 전일대비 8bp 벌어진 -3bp, 5년물은 14bp 벌어진 -4bp, 2년물은 9bp 벌어진 -20bp를 기록했다.
개장초 1000억원대의 커스터머 딜이 쏟아지면서 이날 스왑시장 활황세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2년물과 3년물이 주 종목이었고 아웃라이트 1, 5, 7년 매매도 관심을 받았다. 각 구간마다 초이스(choice)도 빈번하게 걸렸다.
2-5년, 3-5년 스프레드 매매도 여전했다. 개장초 2-5년은 57bp에 거래됐으나 58, 60bp 등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은행 한 딜러는 "개장초 국채선물이 예상보다 과하게 오르니까 `이 정도 올랐으면 마음먹고 숏을 쳐도 되겠다` 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늘어났다"며 "이런 와중에 오후 국채선물 급등이 잠재해있던 페이 수요의 불을 당겨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그간 리시브 포지션을 꺾는 매매를 했다"고 밝혔다.
다른 국내은행 딜러는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스킴의 매매가 많이 나왔다"며 "근래 들어 드물게 개장초 스왑레이트가 하락할 때도 페이(pay: 채권 매도 효과, 고정금리 지급) 세력이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또 "개장초 1000억원대의 딜은 카드사 채권발행 관련이라고 들었고 실제 딜을 대행한 은행이 고객관련 업무에 강한 곳이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럽계 은행 딜러도 "한동안 잠잠했지만 변동→고정, 고정→변동금리와 관련한 수요가 살아나는 느낌이 역력하다"며 "이익실현이든 재진입이든 변동성이 커졌을 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심산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시장참가자들은 "하루동안 커브모양이 플래트닝과 스티프닝의 극단을 오갔다"며 "30bp씩 움직이는 장에서 이렇게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하고있다. 스왑시장 정상화의 단초가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아직까지는 성급하다는 쪽이 우세하다.
마켓메이킹 은행 딜러는 "오후에 스왑시장에 봄이 왔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상승은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고 스왑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하루 금리 상승으로 해결되긴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