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재우 기자] 2008년 전자발찌가 도입된 이래로 성범죄 재범률은 90% 감소해 최근 5년간 약 1~2%를 기록한 반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여전히 약 44%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시동잠금장치’ 도입이 음주운전 예방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경이다.
시동잠금장치는 음주운전 운행을 막기 위해 차량에 설치하는 호흡 측정 전자 장치이다. 운전자가 차량에 설치된 측정기를 이용해 호흡 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고, 규정치를 넘어서면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는 구조다.
1986년 미국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 장치는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여러 국가로 운영이 확대됐다. 프랑스는 2010년부터, 핀란드는 2011년부터 통학버스 등 차량에 시동잠금장치 설치가 의무화됐다. 특히 미국, 스웨덴 등은 이 장치를 도입한 이후 음주운전 재범률이 최대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 한 모금을 마신 운전자에게 시동잠금장치가 작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 참조)
국내에서는 작년 6월과 9월에 시동잠금장치가 시범운영됐으나 설치 의무화 관련 법안 5건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주류 가격에 포함되는 주세를 활용해 시동잠금장치 지원 등에 쓰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시동잠금장치 시범운영을 진행한 도로교통공단의 이강희 소통홍보처 과장은 “음주운전은 가벼운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라면서 “술과 운전은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센텍코리아 사의 알코스캔 ALX3000. 일명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 (사진=센텍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