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 양천구에서 중2 아들을 키우는 정혜연(가명·40)씨는 지난 학기부터 자녀를 고등 대비반에 보내고 있다. 학교에는 가급적 등교시키지 않는다. 등교 전 자가진단에서 열이 난다고 하고 약 처방을 받으면 한동안 결석이 가능한 탓이다. 정 씨는 “학원에선 가능하면 학교수업 시간을 빼고 학원 프로그램에 집중하라고 권하고 있고 나름 이런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교에서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학원에 의지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3일 정의당 정책위원회가 통계청 가계 동향조사 토대로 학원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구 당 학원비 지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20일로 팬데믹 첫해에는 사교육비 지출이 감소했다. 코로나 감염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것을 꺼린 결과다. 방역당국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학원을 대상으로 휴업명령을 내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학원비만 추출한 것으로 인터넷강의·학습지 등을 종합 산출하는 사교육비 통계와는 다르다. 통계청과 교육부는 매년 3월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올해 통계 발표 전 집계한 것으로 팬데믹 기간 중 학원비 지출 증감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7년 22만2000원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상승해 △2017년 27만2000원 △2018년 29만1000원 △2019년 32만1000원으로 올랐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교육비는 입시경쟁과 불확실성이 있을 때 증가하는데 정부가 1년마다 대입제도를 논의해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