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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가 7.7%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달러당 25페소까지 추락, 지난 12일 동안 무려 18%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시장 통화가 일제히 타격을 입었는데, 페소화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페소화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15페소 수준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엔 달러당 23페소 수준까지 가치가 떨어졌고, 이날 25페소로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페소화 가치 하락은 주식 및 채권 시장도 압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100년 만기 국채는 액면가(1달러)에 14센트 모자란 86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관련된 전자상거래 펀드 수익률은 1% 이상 하락했다.
페소화 가치 급락은 특히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아르헨티나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24.8%에 달했으며, 올해 3월에는 25.4%까지 치솟았다.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1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고 자본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결국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8일 IMF에 300억달러(32조3700억원) 규모의 탄력대출을 요청했다. 지난 2001년에도 1000억달러 부채로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또다시 IMF에 손을 벌리게 된 것이다.
자본 이탈이 심화되자, IMF는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6주 가량 걸리는 협상도 급박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협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IMF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의 공통된 목표는 신속한 결론을 내는 것”이라며 “오는 18일 열리는 비공식 이사회에서 아르헨티나의 긴급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