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대우證 인수]‘공룡증권사’ 원톱체제..금투업계 새판 짠다

  • 등록 2015-12-24 오후 2:11:54

    수정 2015-12-24 오후 2:12:1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래에셋증권(037620)이 KDB대우증권(006800)을 거머쥐게 되면서 증권업계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회사가 압도적인 1위 지위에 올라서면서 뚜렷한 ‘맏형’이 없던 증권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KDB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이번 인수로 국내 증권업계 순위 지형도가 ‘원톱’ 체제로 바뀌게 된다. 현재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1위는 NH투자증권. 지난해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친 이후 NH투자증권의 추정 자본총액은 올해 기준 4조6025억원가량이다. 대우증권은 이에 근소하게 뒤진 4조4690억원이며 3위는 삼성증권(3조6285억원), 5위는 한국투자증권(3조3739억원)이다. 6위권이었던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월 9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3조5605억원으로 덩치를 불리며 4위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자본총액을 합하면 8조원에 육박하는데 인수 이후 1위 미래에셋·대우증권, 2위 NH투자증권, 3위 삼성증권, 4위 한국투자증권으로 순위가 재배치된다. 특히 통합 법인이 2위 간 격차가 상당한 1위이기 때문에 활력을 잃은 증권업계를 리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통의 주식위탁판매(브로커리지), IB의 명가 대우증권과 자산관리 시장을 개척한 신흥 강호인 미래에셋증권 간 시너지는 애초부터 예견된 바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8조원 가량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대우증권의 1등 IB 역량을 통해 해외 IB 시장에 적극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도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 브랜드를 통해 상대적으로 뒤졌던 자산관리 서비스에 강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자기자본 8조원대면 아시아 어디에 내놓아도 꿇리지 않는 규모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IB 사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싸워 볼 만한 체급이 됐다”며 “아직 해외시장 레퍼런스가 부족하긴 하지만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효과를 발휘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이 적은 2조4000억원대의 인수자금이 지나치게 높아 인수 후 단기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수가는 두 회사의 회사 순자산가치(1조8400억원)를 훌쩍 웃돌기 때문에 커진 덩치를 놀릴 ‘체력’이 될 지 문제가 될 수 도 있다는 것.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수가가 상당히 높아 시장의 우려가 많은데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며 “과거 증권사 간 합병은 ‘1+1=2’가 아니었지만 두 회사는 색채와 강점이 각각 달라 플러스 효과가 날 수도 있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의 화학적 결합 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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