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들어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붙잡히면서 당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각종 대책 등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폭우가 쏟아지는 곳에서 고통을 겪었을 아이의 심정을 생각하니 참담하다”면서 “국가가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힘없는 어린이를 지키지 못하면 어른들은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면서 “피해 대책과 성범죄 예방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최수영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은 본질적이며 전방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사태 해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다. 그래야 대책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은 최근 성폭력 범죄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 이른바 화학적 거세를 전면 확대하고 모든 성범죄에 대한 친고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는 등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누리당은 뒤이어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명)의 주치의였던 신의진 의원을 나주 현지로 급파했다. 신 의원은 나주 병원을 찾아 향후 피해자 치료 계획 등을 점검했다.
새누리당이 당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반면 야권의 대응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사건 자체에 대한 언급보다는 전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 등을 더 문제삼았다.
황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성범죄 대책과 관련, 결혼을 권장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김현 대변인은 “상식 이하의 발언은 황 대표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의심케 한다. 판사 출신인 황 대표가 이 정도라면 나머지 분들도 심히 우려스럽다”며 “홍준표·안상수 전 새누리당 대표가 무수한 막말로 국민을 피곤하게 한 것도 모자라 황 대표가 그 뒤를 잊겠다고 나선 것은 아닌지 한심하다”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묻지마 살인에 영향을 주었다’는 발언으로 국민의 반감을 샀다”며 “새누리당은 제발 국민의 귀를 피곤하게 하지 말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지방 순회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나주지역 수해현장을 찾은 문재인 후보만이 “여성과 어린이처럼 자기방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폭력, 성폭력에 대한 대책이 너무 취약하다”면서 “사회적 폭력을 철저히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잘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을 뿐 나머지 주자들은 성폭행 사건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줄곧 귀기울여온 통합진보당조차 이번 사건에 대해 그 흔한 논평 하나 없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대응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이날 5시20분께 뒤늦게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 관련해 짧은 논평 하나를 내놓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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