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박사는 28일 서울 여의도 CCCM빌딩에서 열린 동양종금증권 주최 초청강연회에서 "미국은 이미 작년 말 또는 올해 초에 경기후퇴에 진입했다고 본다"며 "부동산값이 내려가고 있으며, 고용이 줄고 있고,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후퇴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경기후퇴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주택시장의 버블 붕괴를 꼽았다. 손 박사는 "미국 중산층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65%에 달하고, 직업의 8분의1이 부동산 관련"이라며 "부동산이 침체된 결과 경기도 침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품이 생겼던 원인으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정책을 문제삼았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너무 오래 낮은 상태로 유지했고 그 결과 유동성이 증가해 버블이 생긴 것"이라며 "현재 고점 대비 9.8% 하락했고 최대 15~20%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 박사는 "다만 일본처럼 경기후퇴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은 땅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서부와 미시간 등은 좋지 않은 반면 텍사스, 콜로라도 등 자원이 풍부한 곳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경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주가 역시 하반기부터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경기후퇴가 시작되기 전부터 주가가 하락하고, 현재도 많이 내려온 상태"라며 "경기후퇴가 진행중일 때에는 주가가 안정을 찾는 만큼 중순에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해 2009년에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주가가 최근 급락해 상승 여력이 생겼다는 점과 주가 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그리고 기업들의 수출이 견조하다는 점도 증시 호조를 예상케 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물가가 오르고는 있지만 심각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3.8%에 이어 올해는 2.7%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이어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데,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써는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경제가 좋아지면 유동성을 줄이는 방법으로 인플레를 낮출 수도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한편 FRB의 벤 버냉키 의장과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버냉키 의장의 늑장대응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미 히스토리가 된 경제지표보다는 현재 시점의 통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려고 애썼고 이를 바탕으로 리액션을 취했다"며 "반면 버냉키 의장은 교수 출신이라 그런지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고 의견을 묻고 하는 과정에서 대응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