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범, 범행 직전 편지 보냈다… “통일교와 나의 인연은”

  • 등록 2022-07-18 오전 11:23:26

    수정 2022-07-18 오전 11:23:26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살해범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사건 직전 한 인터넷 블로거에게 범행을 암시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7일(현지시각)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를 비판하는 한 블로거에게 편지를 보내고 자신의 가족과 통일교의 악연을 주장하면서 아베가 통일교의 동조자이기 때문에 살해한다고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편지에서 “나와 통일교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라며 통일교와 관련된 개인적인 가족사를 적었다.

그는 “어머니의 입교 이후 억을 넘는 금전 낭비와 집안 풍비박산, 파산 등으로 나의 10대가 지나가 버렸다”라고 했다.

이어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매우 싫지만, 본래의 적은 아니다”라며 “어디까지 현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통일교 동조자 중 한 명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아베의 죽음이 초래할 정치적 의미, 결과, 이미 그것을 생각할 여유는 나한테 없다”라며 살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해당 편지가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필기가 아닌 인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신자는 적혀져 있지 않았으나 편지와 함께 동봉된 문서에 야마가미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동봉된 문서는 야마가미와 그의 어머니가 헌금 환불에 관해 통일교 측과 합의한 내용의 사본이었다.

앞서 야마가미는 지난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향해 수제 총기를 발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그는 어머니가 통일교 신자가 된 뒤 1억엔(약 9억 5000만원) 넘게 헌금하면서 가정이 파산했다고 밝혔다.

이에 원한을 품고 통일교 지도자를 살해하려 했지만, 통일교 지도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통일교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 아베 전 총리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일본 경찰은 아먀가미가 총 제작법을 유튜브를 통해 익혔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16일 야마가미의 집을 수색해 수제 총과 화약 제조용으로 추정되는 저울과 믹서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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