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보다 더 올랐다’…지난해 코로나19로 미국 집값 급등

지난해 미 주택가격 평균 19.6%(5만2667달러) 급등
집값 상승액이 중위소득 근로자 연봉(5만달러) 웃돌아
2000년 집계 이후 처음…‘코로나19 효과’ 분석
  • 등록 2022-03-18 오후 2:43:42

    수정 2022-03-18 오후 2:44:48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직장보다 집이 돈을 더 많이 벌었다’ 지난해 미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위 소득 근로자의 연봉보다 집값이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AFP)


미 최대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그룹에 따르면 미국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해 한 해 동안 19.6% 급등해 32만1634달러(약 3억9000만원)였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지난해 주택가격은 전년대비 5만2667달러(약 6390만원) 오르면서 지난해 미국의 중위 소득 노동자들이 번 5만달러(약 6066만원)를 웃돌았다. 질로우가 지난 200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미국 평균 주택의 가격 상승폭이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세전 중위 근로소득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의 집값이 급등한 배경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있다. 낮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대규모 양적 완화로 시중에 유통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택 근무 확대 등으로 주택 수요는 증가하면서 집값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값 상승폭과 중위 소득 근로자의 연봉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캘리포니아주였다. 미국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해 16만달러(약 1억9400만원) 상승해 이 지역 평균 노동자 연 소득 5만5000달러(약 6672만원)의 3배에 육박했다.

이 밖에도 애틀랜타·댈러스·솔트레이크시티·아이다호 보이시 등에서는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근로 소득을 웃돌았고, 시카고·워싱턴DC·필라델피아·디트로이트는 집값 상승세가 근로소득을 밑돌았다.

지난해 미국 집값 급등은 주택 보유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처음 집을 사려는 구매자들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올해도 미국 주택 시장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집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번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은 이날 이번주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가 4.16%를 기록해 지난 2019년 5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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