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신당 창당 주장에는 ‘고민할 가치도 없다’며 평가절하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망론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불과 몇 달전 안 대표의 영입을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던 지도부의 메시지가 재보선을 앞두고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양상이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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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원내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인 안 대표의 마포포럼 강연 내용과 관련 “내용을 좀 들어보자”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안 대표는 최근 야권연대를 주장하며 제3지대 플랫폼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특강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다시 주장할 전망이다.
주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플랫폼 주장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전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안 대표 주장에 “저는 안 대표가 이번 신당을 만들면 몇 번째 만드는지 헤아려볼 수 없다”며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를 계속하는 건) 정치인의 말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저는 동력이 거의 없다고 본다. 그렇게 개혁하려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다시 재편하면 되는 것이지 의원 3석 있는 국민의당이 주도권을 잡고 ‘우리가 할 테니까 당신들 여기 와봐라’ (하는) 모양새는 말이 나오는 순간에 힘을 잃어버린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거기에 휩쓸리거나 할 그런 정당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안 대표와 관련 비슷한 메시지를 낸 것은 처음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안 대표 영입을 두고 두 사람 간 메시지가 달랐다. 주 원내대표는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김 위원장은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안 대표가 신당 창당론을 들고 나오자 주 원내대표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윤 총장을 두고서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현 정부 소속의 검찰총장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높은 것은 정부 내에서 누구를 국민이 가장 신뢰하느냐 하는 것을 뜻한다”며 “윤 총장이 지지도 높다고 해서 야당 정치인이라 볼 수는 없다.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주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 대망론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전날 윤 총장은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1위로 올랐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윤석열 총장 지지 응답이 24.7%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 2위를 다투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2%,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4%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론조사는 변하는 것이니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면서도 “현재 정치를 하지 않고 있는 윤석열 총장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올라갔다는 말은 이 정부의 폭정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행태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