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 ''26년만에 사우디 잡았다''

  • 등록 2009-02-11 오후 5:42:38

    수정 2009-02-11 오후 5:42:38

[노컷뉴스 제공] 북한 축구가 26년만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으며 남북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3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4차전에서 전반 29분에 터진 문인국의 선제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승1무1패가 된 북한은 승점 7점으로 이날 오후 8시30분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2승1무)과 승점이 같아졌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2위가 됐다. 또 1982년 11월 사우디와의 첫 경기에서 2-2로 비긴 이래 3무3패를 기록중이었던 북한은 26년2개월 만에 사우디를 꺾는 쾌거를 일궈냈다.

반면 최종예선 B조 최강으로 꼽혔던 사우디는 지난 11월19일 한국과의 최종예선 3차전 홈경기에서 0-2 완패를 당한데 이어 북한전에서도 승점 사냥에 실패, 승점 4점(1승1무2패)으로 조 4위에 머물러 월드컵 본선행에 빨간불을 켰다.

북한의 밀집수비를 바탕으로 한 선수비 후역습이 제대로 통한 경기였다. 김정훈 감독은 포지션을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전원 수비에 나서는 극단적인 밀집수비로 시작부터 사우디를 당황케 했다. 북한 선수들은 사우디에 공격권이 넘어가기 무섭게 전원 수비로 전환, 사우디에 좀처럼 공간을 열어주지 않았다. 공격에 나선 선수는 최전방공격수 정대세와 처진 공격수로 나선 홍영조, 측면의 문인국, 차정혁 정도였다.

첫 골은 전반 29분만에 터졌다. 북한의 에이스 홍영조가 뒤로 살짝 흘려준 힐패스를 문인국이 절묘하게 받아냈고, 상대 수비수를 간발의 차로 제친 문인국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려 골망을 출렁였다.

선제골을 신고한 북한은 전반 43분, 문전 볼처리 미숙으로 사우디의 ‘키 플레이어’ 알 카타니에게 슈팅 찬스를 내줬으나 골포스트 왼쪽으로 비껴나가며 1-0으로 앞선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북한은 후반 16분 박남철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은 문인국이 완벽한 슈팅 기회를 잡으며 추가골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한 템포 빨리 달려든 상대 수비수의 저지로 골 찬스를 놓쳤고 후반 22분에는 홍영조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을 낳았다.

하지만 북한은 후반 38분 알 카타니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날린 강력한 오른발 슛을 골키퍼 리명국이 쳐내며 승리를 확신했다.

한편 북한은 다음달 28일 월드컵 본선행이 사실상 좌절된 아랍에미리트연합(1무3패)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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