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소치-잘츠부르크, 막판 득표전략 뭘까

평창, 평화 메시지+ IT기술력 결합한다
소치, `물량+ 푸틴` 대대적인 공세편다
잘츠부르크, `올림픽 이상에 충실한 도시` 읍소
  • 등록 2007-07-02 오후 7:36:05

    수정 2007-07-02 오후 7:36:05

[이데일리 문주용기자]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결정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 소치, 잘츠부르크 등 후보 3개 도시의 `막판 득표전략`과 `깜짝 카드`는 뭘까. 

◇평창, 가장 앞서지만 가장 불안
 
가장 앞선 자가 제일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박빙이고, 예전에 똑같은 구도에서 무너진 경험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현재 평창은 `박빙` 범위내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도 앞서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90여명이 참석할 IOC 유치국가결정 투표에서 과반수 표를 확보하진 못한 상태다. 러시아의 소치가 막판 역전을 노리고 노골적인 물량공세를 펴고 있어 이를 막아내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평창, 평화메시지·IT기술력 묶어라
 
평창 유치위측은 `깜짝 카드`가 없다고 공식화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 방재흥 사무총장은 "변수가 많은 만큼 남은 3일 동안이 우리에게는 살얼음 같다"며 "현 시점에서 `무엇을 얻기 보다는 잃지 않는` 전략이 최상책"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일단 명분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우리측은 "평창은 국민이 하는 것이고, 러시아는 푸틴이 하는 것"이라고 할 만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큰 힘이다. 
 
그리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남북 단일팀 출전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파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평화는 IOC위원들이 거부하기 쉽지 않은 강력한 명분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AP, AFP, 로이터 등 세계 3대 통신사와의 합동인터뷰에서 우리는 `왜 평창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이 점을 100%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좋은 계기가 되고, 전세계에, 인류에게 아주 긍정적인 평화의 메시지를 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IT기술로 경기운영 능력을 강조하는 어필 전략도 있다.    
 
노 대통령은 또 "경기 자체의 성공적인 면도 매우 중요하지만, 미디어 운영이 어떻게 그걸 뒷받침해 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스포츠 게임이면서 미디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운영을 잘 뒷받침해 줘야 된다. 우리 한국은 여러번 경험도 있고, 또 IT와 미디어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운영 능력은 하계 올림픽에서도 중요하지만 특히 설원과 산악에서 이뤄지는 동계올림픽의 경우 `미디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림픽을 통한 `동계 스포츠` 산업의 승패가 미디어에 달려있을 정도다. 
 
그래서 총회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의 IT 기술을 강조할 것이고 마지막 연사로 등장하는 삼성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를 내세우면서, 동계스포츠 산업의 `성공과 발전`에 대한 보증수표를 제시하는 것이 된다. 
 
◇러시아 소치 "`깜짝카드` 발표하겠다"

평창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러시아 소치는 `깜짝 발표`를 공언해 평창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긴장시키고 있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은 2일(한국시간) 과테말라시티의 메리어트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보면 (깜짝 발표를) 알게 될 것"이라며 `히든카드`를 예고했다. 소치가 깜짝 발표를 준비하는 까닭은, 완벽한 준비를 한 평창에 비해 현지 실사과정에서 보여준 게 없기 때문. 2위 입장에서는 되든 안되든, 총력전으로 갈수 밖에 없고, 단기적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물량공세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소치 유치위는 자국에서 초대형 수송기 9대로 70톤 분량의 대규모 장비를 실어와 IOC 본부 호텔 인근에 가로 16m,세로 14m의 아이스링크를 만들었다.

남자 피겨스케이팅 전 세계 챔피언 예브게니 플루첸코와 41명의 아이스 쇼단도 도착해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IOC 위원들 앞에서 대규모 공연을 준비하려 했다. IOC 윤리위원회가 `후보도시가 IOC 본부 호텔 이외의 지역에서 IOC 위원들을 만나는 것은 규정 위반`이라며 대규모 공연을 가로 막은 상태다.  
 
체르니센코 사무총장은 "소치는 푸틴 대통령과 1억4500만 러시아 국민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소치가 유치한다면 올림픽 운동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고, 알렉산더 주코프 러시아 부총리는 "동계올림픽 유치는 러시아 정부의 최우선 사업이다.  푸틴 대통령이 IOC 총회에서 강력한 지원을 보장할 것이다"고 공언한 것을 보면 깜짝 카드의 핵심은 `푸틴 대통령`이다. 
 
푸틴 대통령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3일 과테말라에 도착해 곧바로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회동한다. 과테말라 도착전에 미국을 들러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나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있어 미국측 IOC 위원들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특히 푸틴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마이크를 잡고, 깜짝 카드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프레젠테이션 영상물을 제작한 소치는 SF 영화의 세계적인 거장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감수를 받으며 심혈을 기울여 와 우리측이 긴장하고 있다.

푸틴은 최근 고유가를 타고 확보한 엄청난 오일 달러를 내세워 소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과 지원활동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잘츠부르크 "올림픽 이상에 가장 부합한다" 
 
앞서 2개 도시에 비해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잘츠부르크는 `올림픽의 이상(理想)`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득표전을 펼치고있다. 

알프레드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는 1일 과테말라시티에서 가진 AP·로이터 등 주요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금 두 가지 타입의 후보지가 있는데 올림픽 이상에 투표하느냐, 정치적 또는 지리적인 요건을 보고 찍느냐의 문제"라며 "우리는 우리를 위한 특정한 이유로 올림픽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올림픽이 원하는 열정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회를 유치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젠바워 총리는 "잘츠부르크는 돈으로는 러시아 소치, 평창과 싸울 수 없다"며 "이미 잘 갖춰진 시설, 안전한 환경, 열정적인 팬들과 같이 소치와 평창에는 없는 것들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러시아 소치와 평창에 비해 정부차원의 지원이 뒤지고, 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떨어지는 잘츠부르크로선 어쩔수 없는 틈새전략이다.
   
특히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 당시 1차 투표에서 탈락했던 잘츠부르크는 "이번 만큼은 최소한 2차투표까지 가게 해 달라"며 동정심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잘츠부르크가 러시아 같은 `물량 공세`성 깜짝 카드를 준비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제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은 스포츠 경쟁도 아닌 정치경쟁에 가깝다. 페어플레이의 스포츠 정신은 막판으로 갈수록 `물량 경쟁`으로 대체되고, 고고한 민간 스포츠외교의 상징 IOC 위원들은 사업과 이해관계라는 실제적 영향에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유치도시 경쟁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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