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단타를 권하는 증권사

  • 등록 2002-05-29 오후 5:51:58

    수정 2002-05-29 오후 5:51:58

[edaily 박성호기자] 주식시장이 방향성없이 연일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최근 증권사들의 데일리(일일투자참고자료)를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소위 분석가들이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에게 절대 삼가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소위 "단타매매"를 권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증권부 박성호기자 이에 대한 문제점과 속사정을 짚어봤습니다. 지난주 S증권은 지수가 급등락을 하는 상황에서 챠트가 양호한 저가주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며 관련 종목을 데일리에 게재했습니다. 이번주에도 K증권이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27일)부터 초저가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 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최근 D, S, I 등 저가주들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권하는 단타매매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증권사 데일리의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두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우선, 자세한 챠트분석까지 곁들여진 단타 관심종목들이 증권사의 추천종목이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같은 주석은 보고서 하단부에 너무 작을 글씨로 써있어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절대 기술적 단기매매로 대응해야 하며 펀더멘털적으로 중장기 보유에 나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곁들여집니다. 이 두가지를 종합해 보면 이들 증권사는 횡보장세에 수익률 내기 힘드니 단타로 대응하고 그 결과는 투자자들이 각자 알아서 책임지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 증권사의 한 시황분석팀 연구원은 "개인들이 기술적 챠트매매 등 단타매매를 해서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은 극히 낮을 뿐 아니라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그는 "그동안 단타매매가 국내주식시장의 질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해왔던 증권사의 데일리 내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 증권사들이 이같이 단타를 권하는 보고서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하루하루가 달라야 하는 데일리 내용에 매일같이 우량주 저점매수만을 외칠 수 없다는 속사장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한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주식시장이 방향성 없는 장세가 지속되면서 대부분 증권사들의 공통된 견해는 우량주 저점매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증시의 방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매일같이 우량주 저점매수를 시황 제목으로 올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합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증권사들의 이같은 보고서는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1980년대 미국 선물시장에서 경이적인 수익을 올린 "터틀스(Turtles)"의 한 사람인 엘키퍼도 "가끔씩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종목이 있을 수 있지만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을 컨트롤하는 게임이라는 기본인식을 가져야 하며 그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미 증시의 약세와 달러/원환율 급락, 특히 반도체경기회복 속도 둔화와 프로그램매물부담으로 당분간 상승추세전환이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대세상승국면에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전문가는 드뭅니다. 지금은 단타에 나설 시기가 아닙니다. 몇 개 종목으로 대박을 꿈꿨던 투자자들이나 작전종목이라며 미수까지 동원해 소위 "몰빵"을 감행(?)했던 개미들의 쓰라린 아픔은 아직도 주식시장에 남아있습니다. 증권사들은 횡보장세에서 단타매매를 권할 것이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이 올바른 중장기투자종목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 개인투자자들도 단타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고 펀더멘털이 우수한 기업을 선별, 중장기투자에 나서는 것이 개인의 수익률은 물론 한국증시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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