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왕이, 뮌헨안보회의서 회동 예정…"우크라·중동 문제 논의"

16일 독일서 만나 우크라·중동 안보 현안 논의 예정
블링컨, 국제사회서 中 역할 거듭 강조할 듯
왕이, 美-유럽 안보 갈등서 中이익 모색 전망
  • 등록 2024-02-16 오후 4:18:57

    수정 2024-02-16 오후 4:18:5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세계 최대 연례 국제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난다.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지난해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MSC에서 왕 주임과 만나 우크라이나 및 중동의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지난해 10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작년 12월에는 전화통화로 이스라엘과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다. MSC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며, 블링컨 장관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참석한다.

이번 회동이 주목되는 건 약 3주 전인 지난달 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태국 방콕에서 왕 주임과 만나 세계 무대에서 중국이 역할을 다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로 중동에서 영향력이 큰 중국이 이란을 압박해줄 것을 에둘러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왕 주임은 즉답을 피하고 오히려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며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나 중동 지역에서의 분쟁과 관련해선 공개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중국은 중동 갈등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과 왕 주임 간 어떤 대화가 오고갈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왕 주임은 미국과 유럽의 갈등 속에서 중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대서양을 둘러싼 안보 위기를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유럽 국가들의 태도 역시 주목된다.

왕 주임은 MSC를 계기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장관 등을 만난 뒤 스페인과 프랑스를 순방하며 각국 외무장관들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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