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 6월 테슬라(TSLA) 주가가 277달러 수준까지 치솟자 “너무 과열됐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던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애널리스크가 66페이지 분량의 테슬라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월가 최고 수준인 400달러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테슬라를 단순히 전기차(하드웨어) 업체로 평가해서는 안되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매출로 인한 대규모 가치 창출 잠재력을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CNBC, 배런스, 파이낸셜 타임즈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는 6명의 산업·기술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테슬라를 ‘최고의 선택(탑픽)’ 종목으로 선정했다. 이어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400달러로 60% 상향 조정했다. 앞서 아담 조나스는 지난 6월 테슬라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자 주가가 너무 과열됐다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유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3개월도 채 안 돼 신중론자에서 강세론자도 돌아선 것. 이날 이 보고서 영향으로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10% 급등한 273.58달러를 기록했다.
환경 운동가이자 전기차 애호가로 1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인플루언서 알렉스는 이날 “모건스탠리가 이제야 테슬라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아담 조나스가 테슬라 강세론자로 돌아선 것은 테슬라가 단순히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자체 개발 중인 슈퍼컴퓨터 ‘도조(DOJO)’의 잠재력을 다시보기 시작한 것.
도조는 시각적 데이터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슈퍼 컴퓨터로 지난 2018년부터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드웨어 발전이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해 자체 개발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는 지난 7월 슈퍼 컴퓨터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도조는 테슬라 전기차의 다양한 주행 데이터는 물론 시뮬레이션된 데이터까지 사용해 학습·분석(훈련) 할 수 있어 자율주행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다. 일반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환경과 상황에서도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자율주행항공기, 공장 자동화, 휴머노이드 로봇 등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아담 조나스는 “도조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을 강화해 최고의 전기차 제조업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로보택시 시대 개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테슬라가 전기차 회사인지 기술 회사인지 오랜 기간 논쟁이 이어져 왔다”며 “테슬라는 두 개 모두에 해당하지만 큰 가치창출의 동인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매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조를 통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매출이 테슬라의 강력한 미래 성장 스토리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아담 조나스는 도조 프로젝트의 가치를 50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날 대폭적인 목표주가 상향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 매출 추정치를 종전 1570억달러에서 2040년 3350억달러로 상향 조정한다”며 “2040년 테슬라 핵심 수익(EBITDA, 상각전 이익)의 60% 이상을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에서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는 사용자당 월평균 수익(ARPU) 증가에 의해 주도될 것이란 분석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아마존의 핵심 수익창출 기반이 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월가에서는 여전히 테슬라에 대한 신중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테슬라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 44명 중 18명(41%)만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의견을 유지 중으로 월가 컨센서스는 ‘중립’이다. 평균 목표주가는 258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6% 낮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120% 넘는 급등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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