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리고, 찢어도 '멀쩡'...몸에서 나는 열 전기로 바꾼다

UNIST·국민대, ‘이온성 고분자 열전소재’ 공동 개발
자가 치유 능력과 신축성 동시에 지녀
  • 등록 2020-06-18 오후 12:00:00

    수정 2020-06-18 오후 12: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쉽게 늘어나고, 구겨지거나 찢어져도 곧 회복하는 고효율 열전소재가 나왔다. 이를 통해 몸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웨어러블 장치에 활용할 전기를 직접 생산할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장성연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과 전주원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교수팀이 자가 치유 능력과 신축성을 동시에 지닌 ‘이온성 고분자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자가치유 열전소재의 신축성과 자가 치유 성능.<자료=울산과학기술원>
스마트 워치나 VR 안경이 상용화되면서 몸에서 나는 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전자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열전발전’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열전발전은 온도 차이로 스스로 전류가 흐르는 열전소재를 이용하는데 효율이 높은 열전소재는 대부분 딱딱한 무기물질이다. 무기물 기반 열전소재는 사람몸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변형이나 기계적 손상에 취약하다. 반면 유기물 기반 열전소재는 유연하고 신축성이 좋지만, 열전 변환 효율은 높지 않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와 ‘전해질 고분자’를 이용해 열전변환성능이 높은 유기물 기반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전자’(electron) 대신 ‘이온’(ion)이 움직여 전압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기고분자임에도 열전 변환 효율이 높다. 또 구조 내부에서 고분자들이 결합해 만드는 물리적 가교 때문에 신축성이 높고, 찢어지는 현상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

열전소재의 열전 성능 지수는 1.04로 기존 유기열전소재 중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지수는 소재 내에서 발생한 온도 차이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일반적인 유기열전소재의 열전 성능 지수는 0.3 이하이다. 신축성도 좋아 원래 길이의 7.5배까지 늘어날 수 있고, 반복적인 늘림과 절단에도 열전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이용하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바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소자 열전·슈퍼커패시터 복합에너지소자도 직접 제작했다. 열전발전은 생산되는 전력량이 일정치 않아 전기를 저장해야 생산된 전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장성연 교수는 “높은 열전변환효율과 자가 치유 특성을 동시에 지닌 유기열전소재를 개발했다”며 “웨어러블 자가전원 개발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소재를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에 지난달 15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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