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성들은 눈 화장이 생활화돼 있고 폐경 전후 겪는 호르몬 이상까지 더해져, 남성들보다 늘 눈이 건조하고 피로한 것이 사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실제로 2015년 전체 안구건조증 환자의 비율은 여자 3만3211명(64%), 남자 1만8503명(36%)으로 여성 환자가 2배 가까이 많았다.
이화의료원은 눈의 날(11월 11일)을 앞두고, 여성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3가지 안질환의 원인과 예방법을 발표했다.
◇ ‘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폐경 이후의 여성 환자 급증!
녹내장은 안압이 지나치게 높으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말기쯤 동공 안쪽에 녹색이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 안압은 10~20mmHg까지로, 안압이 상승하더라도 40mmHg 이상 갑자기 오르지 않는 이상, 자각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렇듯 초기 증상이 전혀 없다가 말기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흔히들 녹내장을 두고,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녹내장 환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1.18배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여성의 경우 5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그 중에서도 폐경 이후 여성들에게 녹내장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안구건조증, 여성발병률 2배!
우리의 눈동자에는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이 있는데, 이중 지방층이 유지되어야 눈물이 빨리 증발하지 않는다. 이 지방 성분을 분비하는 곳이 마이봄샘(Meibomian gland)으로 노화, 미세먼지, 화장품 같은 외부 자극에 의해 막힐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남성보다 여성 발병률이 2배 가량 높은데 콘택트렌즈, 눈 화장, 경구피임약 복용 등의 생활습관들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갱년기 여성들이 많이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고혈압약, 이뇨제 등의 일부 성분은 눈물 생성을 억제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 국내 실명 원인 1위 당뇨망막병증
당뇨가 무서운 것은 무엇보다 합병증 때문인데,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 중 가장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자 국내 실명 원인 1위로도 꼽힐 만큼 위협적이기 때문에 당뇨 환자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당이 높은 피가 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눈을 망가뜨리는 병으로,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시력도 정상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눈부심이나 눈 안에 출혈로 인한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를 불현듯 느끼게 되는데, 안타까운 것은 이런 증상이 생길 정도가 되면, 이미 치료를 하더라도 정상적인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망막병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31만 명으로, 그 중 여성 환자가 50.5%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임신을 하면 당뇨병을 유발하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일시적으로 망막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데, 평소 당뇨병을 앓고 있던 임신부라면 이러한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당뇨망막병증 발생 확률이 3배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 진단을 받았다면 즉시 안과 검진을 함께 받는 것이 좋고, 당뇨망막병증을 진단 받았다면 2~4개월마다 꾸준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를 앓고 있던 여성이 임신한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도록 하며, 출산 이후에도 6개월까지는 꾸준히 안과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전루민 교수는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일반화되어 있지만,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연령이 높으면 안과 검진을 반드시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실명을 유발하는 안과질환들 중 대부분은 발생 초기에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기간을 두고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만이 가장 안정적인 관리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