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아마추어 발명가`..윤태영 대변인 기고

  • 등록 2004-05-18 오후 4:51:23

    수정 2004-05-18 오후 4:51:23

[오마이뉴스 제공]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두 번째 펜을 들었다. 윤 대변인은 19일 발명의 날을 앞두고 1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발명가 대통령의 미완의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② - 발명의 날과 노무현"이라는 글을 실었다. 후보 시절부터 노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등 사람을 움직이는 글 솜씨가 좋은 윤 대변인이다. 윤 대변인은 지난 4월20일에도 "잃어버린 봄" 제목으로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글을 중앙일보에 기고한 바 있다. 그때는 탄핵심판 결정을 기다리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기간이었다면, 이번은 만물이 살아 움직이고 생동하는 신록의 기간이다. 그래서인지 글도 훨씬 더 밝고 활기차다. 윤 대변인이 곁에서 지켜본 노 대통령은 "아마추어 발명가"다. 국회의원 및 낙선 의원 시절에 개발한 "노하우 2000"이라는 "인명관리 프로그램"이 그렇고, 노 대통령이 정말로 특허청에 실용신안 특허로 등록해 놓은 "독서대"가 그것이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특허청에 실용신안 특허로 등록해 놓은 30여 년 전쯤의 그 유명한 "독서대" 개발과 75년에 "거금 500만원"을 투자해 일을 벌렸다가 말아먹은 사업 비화, 그리고 빚지고는 못사는 기질 등을 오밀조밀하게 기술하고 있다. 윤 대변인 글에는 안나와 있지만, 노 대통령은 작년 5월 19일 코엑스(KOEX)에서 열린 발명의 날 행사에 권양숙 여사와 함께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아마추어 발명가"로서의 호기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동만 특허청장은 "그때 코엑스에 특허전산망을 전시했는데 노 대통령 내외가 보는 앞에서 특허전산망을 시연해 노 대통령이 30여 년 전에 특허출원한 독서대 실용신안 등록증을 그 자리에서 뽑아서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고 다른 발명품들에 큰 호기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 청장은 "노 대통령의 실용신안 특허는 그후 다른 사업자에 의해 실물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데 그때 만든 독서대 1개가 아직 특허청에 전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뿐이 아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발명의 날 행사장에 도착해 걸어가면서 주변에 "혹시 발명특허 중에 머리에 쓰면 가지런해져 머리 손질이 필요 없는 그런 모자는 없냐"고 물어 주변을 당황하게 했다. 특허청에서는 발명의 날 행사가 끝난 즉시 혹시 그런 발명품이 있는지 검색해보았는데 다행히(?) 그런 발명품은 아직 없었다고 한다. 청와대 안에서도 대통령의 무궁무진한 발상과 발명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었던 모양이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 경내에 있는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 감을 편하게 딸 수 있을까를 궁리한 끝에 밑에서 가위질만 하면 높은 곳의 감을 잘라낼 수 있는 장치를 생각했고, 그것이 대통령의 지시로 실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대통령은 자신이 개발한 그 장비를 들고 관저 주변 감나무의 감을 열심히 땄다고 한다. 앞으로도 윤 대변인은 그때그때 사안이 있을 때마다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시리즈"를 틈틈이 쓸 것이라고 한다. 다음은 청와대 홈페이지(http://www.president.go.kr)에 오른 윤 대변인 글의 전문이다. "발명가 대통령의 미완의 사업" 대변인이 만난 대통령 ② - "발명의 날"과 노무현 대통령은 발명가이다. 물론 직업발명가는 아니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나 또 어떤 상황에서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물을 관찰하면서 이치를 한 번 더 깊이 생각한 끝에 마침내 그것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보거나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것은 영락없는 발명가의 모습이다. 우선 인명관리 프로그램("노하우 2000")을 개발하는 데 들인 열정과 정력이 그렇다. 웬만한 젊은 세대보다 컴퓨터를 일찍 받아들이고 그것을 활용했다. 주어진 것을 대충 생각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이 없다. 뭔가 바꿀 것은 없는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발명가가 되는 게 꿈이라서? 결코 아니다. 그것은 천성이자 본능이다. 그 열정은 젊은 참모들조차 도저히 따라가지 못해 두 손을 드는 상황이다.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 대통령은 회의를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의자 등받이 위쪽의 모양을 옷걸이 모양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무래도 그냥 의자에 웃옷을 걸어놓으면 모양이 망가지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일리 있는 발상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청와대 안에서도 대통령의 무궁무진한 발상은 끝이 없었다. 경내에 있는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보면서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저 감을 편하게 딸 수 있을까를 궁리했다. 밑에서도 편하게 가위질만 하면 높은 곳의 감을 잘라낼 수 있는 장치를 생각했고, 그것은 대통령의 지시로 실제로 만들어졌다. 지난 가을 대통령은 자신이 개발한 그 장비를 들고 관저 주변 감나무의 감을 열심히 땄다. 아무튼 우리 대통령은 그런 대통령이다. 그 대통령이 정말로 특허청에 실용신안 특허로 등록해 놓은 것이 있다. 바로 독서대이다. 오래 전, 30여 년 전쯤의 일이다. 김해 장유의 불모산에서 함께 공부를 하던 노무현, A씨, B씨, 세 명의 고시준비생이 있었다. 뒤늦게 이 팀에 합류했던 A씨의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수험생 노무현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던 독서대. 말하자면 대통령의 발명품이다. 그 독서대를 이용하면 책을 여러 형태의 각도로 놓을 수 있어서 책을 보는 사람이 어떤 자세로 있어도 항상 편하게 책을 볼 수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기대서도 볼 수 있고, 심지어는 비스듬히 누운 것 같은 편안한 자세로도 볼 수 있는 그런 독서대였다. 게다가 두터운 수험서와 법전을 동시에 올려놓고 볼 수도 있었다. A씨는 대통령의 그 발명품이 맘에 들었다. 그러나 엄연히 밤을 낮 삼아 공부하고 있는 사람에게 언감생심 독서대를 만들어 달라 하기도 미안하던 차에 어느 날 우연히 제안을 했더니, 대통령은 제안을 흔쾌히 OK. 한나절 이상 땀을 흘리며 뚝딱뚝딱 한 끝에 새로운 또 하나의 독서대를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그 효용을 만끽한 3인에게 독서대는 고시에 못지 않은 새로운 희망이 되었던 듯. 3인은 논의를 한 결과 이 독서대를 특허로 등록하기로 합의했고, 대통령은 실제로 이를 특허 등록했다. 그 후 대통령은 결혼을 했고, 그 결과로 3인의 고시준비생 가운데 대통령과 A씨는 시험준비 장소를 대통령의 집이 멀리 마주보이는 산자락에 지은 마옥당(磨玉堂)으로 이전했다. 이후 A씨는 서울의 고시촌으로 다시 이동을 했고, 얼마 후 대통령은 고시에 합격을 했다. 어느 날 사법연수원을 다니던 대통령이 A씨가 있던 고시촌에 들러 하나의 제안을 던졌다. "사법연수원을 다녀보니, 고시에 합격하는 게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그럴 바엔 아예 지금부터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떨까?" 특허를 받아놓은 독서대를 가지고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보자는 것. 결국 철두철미한 성격의 A씨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고, 그 계획서를 들고 3인은 부산의 한 선생님을 찾아가 그 사업의 후견인이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선생님은 뜻하지 않게도(?) 75년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인 500만원을 내놓으면서 이들 일행의 사업에 투자를 했다. 3인은 즉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나 보다. 무엇보다 생산공장을 원활하게 돌리기가 어려웠다. 목재조립품이었던 독서대는 당시 목재가공기술이 여의치 않아 상당한 불량품이 쏟아지는 등 생산과정에서부터 애로가 많았다. 또 광고를 할 자본이 없으니 판로 개척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악전고투 그 자체였다. A씨는 고시촌 일대를 돌며 영업을 했고 또 적지 않은 물량을 팔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오래 버티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명이 되었다. 그리고 1년. 500만원은 30만원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막다른 길에 봉착한 3인은 결국 선생님을 찾아가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째, 다시 500만원을 투자해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주시거나, 둘째, 그 빚을 갚을 때까지 A씨가 노력봉사를 하거나, 셋째, 기약은 없지만 먼 훗날 갚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쯤에서 일단 정리하자는 것. 말을 다 듣고 난 선생님의 결론은? "젊은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하라." 다시 시간이 흘러, 90년대 중반의 어느 날. 화려한 청문회 스타에서 초라한 낙선자로 전락해 있던 대통령과 A씨가 소주를 함께 했다. 그리고 제법 거나하게 취한 두 사람이 권양숙 여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헤어지려던 즈음, A씨는 권 여사가 건넨 뜻밖의 말에 술이 확 깨었다. "그때 그 500만원, 이 양반이 변호사 된 후에 제일 먼저 갚았습니다. 알고는 계셔야 할 것 같아서." 까마득히 잊고 있던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준 뜻밖의 이야기에 깜짝 놀란 J씨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이 또 있었다. 권 여사의 그 말이 끝나자마자 터져 나온, 권 여사를 향한 대통령의 불만 가득한 한마디. "쓸데없는 소리! 그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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