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공동락기자] 중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이어나가면서 과거 상대적으로 도외시됐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NYT)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경제는 최근 수년 간에 걸쳐 전세계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빠른 성장을 거듭해 왔고 올해도 8%를 훨씬 상회하는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고성장과 이면에는 수출과 투자지출이라는 두가지 중요한 축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소비는 소외돼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는 가계의 소비에 적지 않은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빠른 성장으로 인해 가계 소득이 급증했으며 그 과정에서 억눌린 소비에 대한 욕구를 자연스럽게 끌어냄으로써 경제 성장의 다른 축을 확보하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갈등을 자연스럽게 내수로 풀어보자는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이와 같은 `바람 잡기` 움직임은 아주 미미한 상태. 하지만 경제가 성장을 계속할 경우 세계의 공장이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변모하는 것은 단순한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각 시중은행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대한 대출 축소를 지시한 대신 가계에 대한 대출 과정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안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이같은 조치가 실제 자동차나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소비에 적지 않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출이나 투자가 과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경우 소비가 곧바로 이를 추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트만코닥의 다이넬 카프 회장은 "중국의 소비지출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으며 당분간 결코 속도가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지난 봄 사스(SARS)의 확산기를 제외하고는 카메라 필름에 대한 소비는 연간 8-10% 수준의 증가율을 꾸준하게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소비의 증가는 중국 시중은행들이 안고 있는 높은 부실채권 비중을 해결할 수 있는 카드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중국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대부분은 기업관련 채권으로 그 중에서 절반 정도는 단기간에 상환이 어려운 부실채권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일 가계에서 소비를 늘려 시중자금의 유동성을 풍부하고 만들고 이를 기업부문으로 보낼 경우 경제는 보다 확고한 체계를 갖출 수 있다. 더구나 중국 가계의 저축률은 40%대로 미국과 비교할 경우 무려 8배나 높은 수준이어서 가계 부실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좋다.
골드만삭스의 리앙홍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부문의 레버리지 효과는 현재 제로"라며 "중국인들은 지나치게 높은 저축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계 대출 역시 지나치게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물론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절대 급여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가계가 소비를 늘려도 그 규모가 미약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독일계 리서치기업인 프로호퍼-게젤사프트의 한스-요르그 벌링거는 "절대 급여수준이 낮은 한 소비지출은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