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자본이동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2009년 3분기~2011년 3분기) 글로벌유동성이 1%포인트 증가하면 25개 신흥국 국내 총생산(GDP) 대비 자본유입규모가 0.8%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평균 수준의 유동성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선진국 양적 완화로 적어도 57조원(지난해 명목GDP 1237조원×4.6%)가량의 자금이 새로 유입되는 것이다. 신흥국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러시아, 브라질, 터키 등이 포함된 반면 중국과 인도는 빠졌다.
글로벌 유동성이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136조달러(미국· 유로존·일본 통화표시 신용 총량)였던 글로벌 유동성은 지난해 말 137조달러, 올 3월 말 현재 143조달러까지 증가했다. 유럽과 일본을 제외한 미국 3차 양적완화(QE3)만으로도 올해 말 글로벌 유동성은 14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유동성이 전년에 비해 5.8%포인트 늘어나는 셈이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민간 신용창출 과정을 거치면(400만달러×4개월×신용 승수 20배) 연말까지 미국에서만 약 3조2000억달러의 유동성이 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윤경수 한은 국제연구팀 과장은 “우리나라는 모든 형태의 자본유입에서 다른 나라보다 변동성이 크다”며 “불안정성이 높은 은행 차입금이나 채권 쪽에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