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반도체 투자 대폭 줄인다(종합)

전동수 메모리 사장 "내년 보수적 투자는 다 아는 얘기"
中 낸드공장 가동시점에 따라 유동적..절반 이상 줄일수도
  • 등록 2012-09-19 오후 4:01:40

    수정 2012-09-19 오후 5:33:36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 반도체 투자를 대폭 줄인다. 중국 낸드플래시공장의 양산 시점에 따라 투자액은 절반 이상 줄어들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동수 삼성전자(005930)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19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는 경기가 좋지 않아 보수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라면서 “지금껏 이런 추세를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연도별 반도체주문 투자추이. (단위=조원)
얼마나 줄일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 중인데, 여러 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위기일수록 단기 시나리오를 수립해 나가기 때문에 유동적이다”고 전했다.

시황에 따라 올해보다 절반 이상 줄일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최근 중국에 짓기 시작한 중국 시안 낸드공장의 가동 여부다. 예정대로 오는 2014년 1분기부터 가동한다면 내년 투자액이 절반 가까이 줄겠지만, 더 늦어질 경우 절반 이상 축소할 수도 있다. 장비 입고 등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 투자 계획이 15조원 규모인데, 내년 7조원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중국 낸드공장에 총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제외한 대부분은 내년 잠정 투자로 잡혀있지만 아직은 유동적이다.

그렇다고 7조원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니다. 2010년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최근 3년동안 해마다 12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그 전에는 7조원 이상 투자했던 적은 없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4조1600억원 정도만 투자했다.

삼성전자가 내년 투자를 줄이는 것은 불황 탓에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매년 감소했다. 최대고객인 애플과의 거래가 점점 줄고 있는 것도 투자감축의 한 요인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반도체담당 연구위원은 “PC 시대가 저물면서 메모리반도체 투자를 줄이는 것은 필연”이라면서 “장비업계는 물론 PC·스마트폰 등 세트업계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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