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상장사 가운데 정부의 녹색 정책과 관련있는 상장사는 사실상 LED업체인 서울반도체 한 곳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2009년 1월 정부는 앞으로 4년간 50조원의 재정을 투입, 96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친환경적인 성장을 하겠다며 `녹색뉴딜정책`을 발표했다. 4대강 살리기를 비롯해 그린카와 청정에너지 보급, 그린홈 사업 등을 포함한 청사진은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결정 지표로 활용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정책 시행에 따른 수혜주를 찾기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당시 풍력발전 부품업체 태웅이 시가총액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평산과 현진소재 등이 `단조 3인방`으로 불리며 풍력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관투자자들도 정부 정책 효과를 기대하며 녹색 성장 관련주만 찾았다.
당시 태웅 주가는 2009년 5월26일 12만3000원을 기록할 때까지 상승을 지속했다. 풍력 분야에 태웅이 있었다면 태양광 분야에는 네오세미테크가 있었다. 네오세미테크는 우회상장 후 기술력 좋은 태양광 업체로 투자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다. 지식경제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인천 남동공단 내 네오세미테크를 방문한 것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을 줬다.
전기차 생산업체 CT&T는 우회 상장 당시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CT&T와 관계가 있다는 소문만 퍼져도 해당 업체 주가는 급등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이들 녹색 성장주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한 때 코스닥 대장주였던 태웅은 시가총액 상위 30위로 후퇴했다. 시가총액 6000억원 수준으로 소녀시대를 앞세운 에스엠엔터테인먼트보다 3000억원 이상 작다.
개인 투자자들은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했다가 쪽박 찬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불고 있는 대선 주자의 정책 수혜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난 2009년, 앞으로 4년동안 50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은 지금 생각해도 매력적인 기회였다"라면서도 "하지만 당시 녹색뉴딜 수혜주로 거론됐던 기업들 중에 꾸준하게 성장한 기업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의지와 정책부재 속에 상당수 `녹색기업`들이 시장에서 사라졌거나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