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해외 펀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싸늘해진 데다 세금과 대외 악재 등 걸림돌이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 자금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작년말 대비 2조원 가량 감소한 37조9480억원이다. 지난 1월3일 이후 53일 연속 자금이 줄어드는 중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냉랭한 이유는 뭘까.
기본적으로 해외펀드로 재미를 본 기억보다는 손실의 아픔이 학습효과로 남아있는게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형 펀드하면 투자자들에게 떠오르는 건 손실 또는 반토막"이라면서 "베트남, 일본 등 작은 지역에 한정해 투자하는 펀드에서 손실을 본 사례들이 많아 투자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도 큰 걸림돌이라는 의견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소득이 생겼을 경우 개인은 15.4%(주민세 포함), 법인은 14%의 금융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 하지만 이자와 배당소득 등 개인의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유형별 소득을 더해 개인소득세율로 종합과세된다.
때문에 거액투자자들이 흥미를 잃어버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형 펀드의 인기 급감은 세제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비과세 규정이 일몰되면서 세금부담이 늘어난 제도적 변화가 해외 펀드 외면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해외 펀드 시장의 현재 상황에 대해 자금의 물갈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꾸준한 성과를 내는 가운데 해외 주식 시장의 뚜렷한 상승세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신규자금 유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신뢰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선 해외 펀드 자금흐름의 대세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서 애널리스트는 "해외 펀드 문제를 꼽을 때 세제 부분이 꼭 언급되지만 그보다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신뢰와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애널리스트 역시 당분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자금이탈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