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만 따져보면 우리금융지주(053000)를 인수하는 것보다 싸다곤 하지만 현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 우리금융의 경우 일부는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던 반면 외환은행은 온전히 현금을 주고 론스타로부터 사와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론스타가 갖고 있는 지분 51.02%를 인수할 때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약 4조1000억원대의 돈이 필요하다.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가격이다. 만약 10%의 프리미엄을 더한다고 치면 4조원 중·후반대의 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외환은행 지분 6.25%를 갖고 있는 수출입은행이 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매각을 요청할 수 있는 `테그얼롱`을 행사하게 되면 하나금융은 사실상 57.27%(3억6935만주)를 인수해야 한다. 이번 매각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져 있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이 테그얼롱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인수금액은 5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하나금융에선 자기자본으로 2조원 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3조원 안팎의 자금은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자금조달 방안 등에 대해 일체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유상증자나 재무투자자 유치, 회사채 발행 등의 방안이 모두 n분의 1씩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적절히 조화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금융측은 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하나금융의 주식을 많이 사들이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자신감도 내보였다. 회사채 역시 최근 금리수준이 높지 않아 큰 부담없이 발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상당부분의 자금을 부채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의 건전성관리를 위해 도입한 이중레버리지비율(지주사의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가액)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자회사 출자(인수)가 차입을 통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의 지도비율은 130% 이하다. 이는 향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성사됐을 때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기 위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고려돼야 할 요소다.
보통 회사채나 하이브리드채권은 자본 증가 없이 지주사의 출자가액으로 잡히기 때문에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상승한다. 그러나 상환우선주 같은 경우는 자본으로 잡혀 이중레버리지비율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어 상환우선주 발행도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하나금융은 지난 주말께부터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에 착수했다. 이번주까지 실사를 마무리짓고 다음주부터는 론스타 측과의 가격협상을 통해 오는 26일 전까지 인수여부를 결정짓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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