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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 전부터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등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내놓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은 건 만기가 늘어나는 만큼 은행에 매달 갚아야 할 돈이 줄고, 대출 한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물론 이자 총액은 불어난다.
현재 신한은행을 제외한 은행 대부분이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만 39세 이하’라는 조건을 걸었던 카카오뱅크(이하 카뱅)는 지난 10일 되려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며 나이 제한을 없앴다. 제도상으론 60대 이상도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나이 제한을 설정한 것은) 실질적 차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0년 만기 주담대 대상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이는 차주들을 중심으론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아직 정확한 나이 제한 조건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정책 금융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50년 만기)과 동일한 ‘만 34세 이하’가 유력하게 거론되자, 인터넷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에는 “4050세대는 죽으란 거냐” “만 34살 이하는 실수요자이고 35~36살은 아닌가” “만 34세 이하만 집 사라는 거냐”라는 등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민간 회사와 고객 간 개별 계약에 지나치게 관여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50년 만기 주담대 자체가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실질적으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차주들에게 대출이 나가게 되면 상환을 미루면서 대출 위험이 커질 수 있어 대출 상환 능력이 되는 시점과 시기를 평가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