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서울광장 분향소 반드시 지킬 것”

서울시, 행정대집행 예고…이태원 유가족 등, 기자회견
‘분향소 철거시도 즉각 중단’ 등 4가지 요구
“아이들 영정·위패 다 있는 상태 분향소 설치 부탁”
  • 등록 2023-02-06 오후 2:30:55

    수정 2023-02-06 오후 2:43:30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6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 앞에서 열린 분향소 행정대집행 관련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시가 시청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를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한 가운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시민대책회의(대책위)는 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분향소 앞에서 ‘이태원 참사 시청 분향소 철거 예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온전한 애도 탄압하는 서울시·경찰 규탄 △분향소 철거시도 즉각 중단 △분향소 설치 운영 협조 △차벽 및 펜스 철거·1인 시위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시민과 유가족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분향소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감정에서 비롯된 ‘관혼상제’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며 “서울시는 과거 수차례 분향소의 설치가 규제대상이 아닌 관혼상제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가 분향소를 철거하라고 명령할 정당한 이유가 애초에 없는 것”이라면서 “나아가 48시간도 안되는 시간 내에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계고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은 채, 공익적 이유도 없이 행정대집행 절차를 밟겠다는 것은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도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으로서의 권리”라면서 “지난해 서울시 광장 앞 합동분향소에는 영정과 위패가 없었지만, 지금은 저희 아이들의 영정과 위패가 다 있으나 다시 한 번 (분향소 설치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들은 (그간) 세금은 안 낸 것도 없고 반정부 투쟁을 해본 적도 없다”며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예고는) 저희를 국민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상은씨의 부친 이성환씨는 “경찰 여러분들께 호소드린다”면서 “저기 분향소에 있는 희생자들은 여러분의 친구이자 형이고 누이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그날 골목에서 서서 죽었다”면서 “걷다가 영문도 모른 채 압사 당했고, 방치됐다가 주검으로 부모 형제를 만나게 됐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용산이태원참사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은 남인순 의원은 “유가족들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아이들을 추모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요구를 여러 차레 했다”며 “대안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무시했기 때문이 지금 이 사태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 의원은 “서울시장이 온전하게 제대로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때까지 독립적 진상규명 마련될 때까지 함께 손잡고 하겠다”고 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끝까지 (유족분들과) 함께할 것”이라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일 대책위 측에 이날 오후 1시까지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들어가겠다는 계고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행정기관 입장에서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판례를 보면 2회 이상 계고를 한 후 행정대집행을 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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