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아파트값 3억 '뚝'…전국 아파트값 10년 만에 최대 하락

전국 0.14%·서울 0.11% 하락
서울 강북권 아파트값 수억 '뚝뚝'
금리 인상 압박에 시장 심리 빙하기
  • 등록 2022-08-25 오후 2:00:00

    수정 2022-08-25 오후 10:18:1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전국 아파트값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리 상승 압박이 가중되면서 갈수록 하락세가 거세지고 있다.
세종시 한 부동산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박종화 기자)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2일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14% 떨어졌다. 부동산원 조사 기준 2012년 7월 둘째 주 0.16% 하락한 이래 가장 큰 낙폭이다. 지난주 조사(-0.09%)와 비교해도 내림폭이 한 주 만에 0.05%포인트(p) 커졌다.

지역별로 봐도 하락세가 완연하다. 전국 176개 시·군·구 가운데 151곳에서 한 주 전보다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21곳에서만 아파트값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률도 지난주 0.09%에서 0.11%로 높아졌다. 전주에 이어 서울 25개 구 전역에서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2019년 3월 첫 주(-0.11%) 이후 최대 낙폭이다.

특히 노원구(-0.23%)와 도봉구(-0.22%), 성북구(-0.21%) 등 서울 동북권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올 봄 8억1000만원도 거래됐던 노원구 공릉동 ‘공릉 풍림아이원’ 전용면적 59㎡형은 최근 호가가 6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 전용 101㎡형 실거래가도 지난해 5월 13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10억4500만원으로 3억원 넘게 떨어졌다.

경기·인천 지역에서 내림세가 더욱 뚜렷하다. 경기 지역 아파트값은 0.20%, 인천은 0.26% 내렸다. 의정부시(-0.38%)와 양주시(-0.36%), 광주시(-0.33%) 등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 중 의정부는 이번 주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0.07% 내렸던 비수도권 아파트값도 이번 주 0.11%로 낙폭이 더 커졌다. 광역시 지역에선 0.16%, 도(道) 지역에선 0.06% 내렸다. 전북(0.02%)과 강원(0.01%) 두 곳만 아파트값이 올랐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 압박이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2.25%에서 2.5%로 0.25%p 인상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 2.75~3% 기대에 대한 시장의 견해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주택 가격이 한동안 더 떨어질 것이란 시장 인식도 매수세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조사한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6월 100.6에서 지난달 93.6으로 하락하며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소비심리지수가 낮으면 낮을수록 주택 가격이 하락하거나 거래량이 감소할 것이란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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