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동안 뜸했던 국내 바이오업체들의 기술 수출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고 있다.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무산으로 바이오주(株)에 짙게 드리웠던 투자심리 약화의 그늘도 옅어질 기미다. 내년에는 주요 신약 개발업체들의 연구개발(R&D) 성과가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연말 유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곳을 미리 선점하는 투자 전략도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넥신(095700)은 지난 22일 중국 아이맵 바이오파마(I-Mab Biopharma)와 하이루킨(지속형 인터루킨7))의 독점적 개발권과 판매권리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권리가 적용되는 지역은 대만,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역이다. 총 계약금액은 계약금 1200만달러(약 129억원)와 마일스톤을 포함한 5억6000만달러(약 6035억원)다. 이는 중국 단일 지역 기준 최대 규모다. 경상기술료(라이선스 로열티)는 별도 지급된다. 하이루킨은 지속형 플랫폼 기술(hyFc)이 적용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IL-7 치료제다. 적응증은 면역항암제, 감염질환, 림프구감소증이며 이번 계약은 면역항암제에 국한된 것이다.
최근 증시에서는 잇단 기술 수출 계약 성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는 지난 19일 스위스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체신약 후보물질(HL161)을 5억250만달러(약 5414억원)에 기술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튿날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제넥신 주가 역시 기술 이전 소식에 상한가를 나타낸 바 있다.
특히 내년 국내 바이오업체들의 다수 R&D 성과가 본격화되는 시기여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우선 이번에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제넥신은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의 유럽 임상 2상이 마무리됐으며 자궁경부전암에 대한 DNA 백신을 유럽 임상 2상 중이다.
항체 신약개발업체 앱클론(174900)은 지난해 중국에 기술 수출한 위암 치료제(AC101)가 내년 하반기 중국 임상 1상 진입이 기대되고 류마티스 치료제(AM201)도 전임상 종료 후 내년 기술 수출을 점치는 파이프라인이다. 대웅제약(069620)은 내년 5월 보톡스 시밀러인 나보타, 녹십자(006280)는 혈액제제 IVIG-SN의 미국 허가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