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휴대폰 모델을 국내에서만 비싸게 팔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발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내 소비자만 봉이냐'는 거센 사회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측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휴대폰업체 한 관계자는 "지금 같은 시대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주력 모델의 경우 해외와 큰 차이가 없고, 일부 차이가 나는 모델도 옵션이나 A/S, 세금 문제 등을 고려하면 심각한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국내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가 이미 오래된 관행이라는 주장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외국과의 휴대폰 가격 비교는 옵션의 차이 등을 고려해 비교 가능한 케이스를 골라 조사한 것"이라며 "국내 출고가격과 해외 출고가격의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통신사업자가 최근 불거진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의 책임을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에 모두 떠넘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언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휴대폰 가격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SK텔레콤에 202억5000만원을 부과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보다 적은 142억8000만원의 과징금만 받았다. KT와 LG U+는 각각 51억4000만원, 29억8000만원을 받은 데 비해 LG전자와 팬택은 각각 21억8000만원, 5억원의 과징금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가 휴대폰 제조업체보다 통신사업자에 더 과중한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통신사업자 쪽에서 불만이 많았다"면서 "KT 이 회장의 발언도 그런 억울함의 표시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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