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드디어 우리 민족끼리 평화 공존하는 새시대가 도래했다”고 환영할 수도 있고 “본격적으로 `묻지마 퍼주기`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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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우리 주식시장에 이슈가 되었던 북한 문제를 이제는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정치적 변수는 제거하고 경제적 측면, 나아가 우리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먹구구’ 식이나마 일단 점검해 보자.
하지만 정치적 통일은 먼 훗날로 치부하고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남북한이 보다 광범위한 경제교류를 시작한다면 우리 경제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초창기 몇 년에는 남한의 일방적인 원조가 주류를 이룰 것이다. 북한이 경제 개발에 필요한 원자재를 받기 위해서도 항만이나 철도, 도로, 배전시설, 공장부지 개발 등에 최소한 5조에서 10조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투자에는 리턴이 있기 마련이다. 북한 경제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이 결코 “Sunken Cost(효과 없이 사라지는 투자)”는 아니다.
우선 전쟁의 위험이 완전히 제거된다면 국가 신용등급이 한 단계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차입하는 비용이 0.4% 정도 절감된다. 현재 외채 규모(논란의 여지는 있지만)로 계산하면 한해 10억 달러(9300억) 내외가 된다.
한편 북미가 수교하고 미국이 북한 경제 개발을 위한 상당한 원조에 나설 경우 북한도 소비주체로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장미 빛 시나리오대로 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아무리 퍼 주어도 남는 장사’ 는 아닐지라도 짭짤한(?)장사가 될 것 같다. 조금 거친 표현을 쓴다면 한국판 ‘서부개척’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주가는? 워렌 버핏이 한국 기업을 칭찬하고 날쌘 헤지펀드 돈들이 최근 한국에 몰려오는 이유가 ‘북한 변수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상진 신영투신운용 전무)